그냥 친구사이야 그런 일 없을 거야.
괜찮아, 그냥 친구사이야
어느 날 그 사람의 메신저를 보게 됐다. 딱히 훔쳐보려던 건 아니었다. 그냥 서로 비밀번호 없이 보여달라면 보여주는 그런 사이었으니깐. 우연히 봤던 메신저에는 낯선 여자와 나눴던 대화가 있었다. 혹시나 기분 나쁠까 들어가 살펴보진 않았다. 그렇다고 남자 친구에게 딱히 물어보지도 않았다. 그냥 일 때문에 연락한 게 아닐까 생각하며 넘어갔다. 조금은 찝찝한 마음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 사람을 믿으니깐.
일주일이 지났다. 아무 탈 없이 그렇게 데이트를 하다 우연히 또 그 사람과 메신저를 하는 걸 봐버렸다. 처음엔 그냥 그러려니 할 수 있었지만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고 혼자만의 상상에 빠졌다. 혹시 나 몰래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닐까? 이제 내가 싫은 건가? 그냥 친구겠지? 누굴까? 결국 혼자 하는 상상은 독이 되어 퍼져가고 혼자 끙끙 앓다 결국 물어보고 만다.
그 사람 누구야?
아무렇지 않은 듯 그냥 친구사이라고 한다. 얼마 전에 회사 사람과 커피를 마시다 알게 된 친구라고 한다. 혹시나 하는 그런 일도 전혀 없을 거라고 이야기하고, 아무런 감정도 없는 그냥 친구라고 한다. 그런데 왜일까? 이렇게 불안한 건. 이제는 나랑 있을 때보다 그 사람이랑 톡 할 때 더 밝게 웃고, 나랑 대화하는 시간보다 그 사람과 연락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거 같았다. 계속해서 기분이 안 좋고 혼자 상상하며 걱정하다 보니 그 사람이 걱정하지 말라며 대화 내용을 보여줬다. 나랑 데이트할 때도 그 사람과 톡을 했고, 전 여자 친구의 이야기, 심지어 내 이야기까지 나눴다. 기분이 안 좋아 화를 내며 뭐냐고 물어도 대답은 똑같았다. "그냥 친구사이야"
친구였던 우리도 연인이 됐는데
친구사이라며 괜찮다고 말하는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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