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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Mar 09. 2016

그냥 이런 사랑을 꿈꾼다

작은 일상을 꿈꾼다는 것


오늘 그녀와 만나 데이트를 했다. 점심쯤 그녀의 집 근처에서 만나 오늘은 뭐 먹을지 고민했다. 지난번 페이스북에서 본 홍대에 같이 가고 싶었던 음식점이 생각나 그곳에서 점심을 먹자 이야기하고 이동했다. 그렇게 1시가 조금 안돼서 홍대에 도착한 우리는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며 홍대 음식점으로 향했다. 도착해서 들어가 보니 페이스북에서 보던 것보다 더 분위기가 좋았다. 그렇게 메뉴판을 받아 들고 우리는 함께 먹을 수 있게 정류 별로 다양하게 주문했다.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며 메뉴가 나오길 기다렸다. 옆에서 고소한 냄새와 함께 맛있는 음식들이 나왔고 배가 고팠던 우리는 대화도 없이 일단 허기진 배부터 채웠다. 메뉴 선택도 음식의 맛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기분 좋게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다 먹고 소화도 시킬 겸 홍대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나노 블록도 사고 귀여운 액세서리도 구경하면서 쇼핑했다. 꽤 귀여운 나노 블록을 사서 만족한 표정을 지으며 함께 만들기 위해 근처 작은 개인 카페로 들어갔다. 작은 조각 케이크와 음료를 주문해서 2층으로 올라가 함께 나노 블록을 만들며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나노 블록이 완성되니 생각보다 그렇게 귀엽게 만들어지진 않을 거 같아 실망했지만 그녀는 책상 위에 완성된 블록을 놓고 내 생각이 날 때마다 보겠다고 이야기했다. 밥 먹고 이야기하다 보니 시간은 벌써 저녁시간이 다가왔다. 이것저것 먹어서 그런지 우리는 그렇게 배가 고프지 않아 근처 한강으로 옮겨 산책을 하기로 했다. 저녁이라 춥지만 담요와 함께 옷을 챙겼던 만큼 나름 같이 야경을 구경하며 앉아있을 만했다. 다음 달 9일 이에 여의도 벚꽃이 많이 피면 그때도 같이 한강에 놀러와 활짝 핀 벚꽃을 보자고 약속했다. 시간이 흐르니 조금씩 배가 고프기 시작해 그녀 집 근처로 이동해 간단하게 야식 겸 저녁을 먹고 헤어졌다. 헤어지기 싫었지만 그녀가 조심히 집으로 들어간 모습을 보고 다음 데이트를 상상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그냥 이렇게 평범하게 밥 먹고 산책하며 그녀를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욕심을 낸 것도 아니다. 그냥 그녀와 만날 땐 하루하루가 너무 좋았고 눈을 뜨면 그녀 생각에 연락부터 먼저 했다. 각자의 삶을 열심히 살다 너무 힘들면 누구한테 연락하지 고민하기보단 그녀가 먼저 떠올라 그녀에게 연락해 고민을 털어놓고 싶고, 맛있는 음식점을 발견하면 그녀와 함께 꼭 와야지 하며 그녀에게 이야기하고 싶고, 벚꽃이 피고 축제가 있으면 그녀와 함께 구경해야지 처럼 그냥 그녀와 함께하는 작은 일상을 꿈꾼다. 그렇데 작은 일상이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가 보다.


그녀와 헤어진 후 맛있는 음식점을 가면 함께 오지 못해 그녀가 떠올랐고, 벚꽃이 피고 축제가 시작되면 연락 한 번 해볼까 고민하고, 힘든 일이 생기면 혼자 끙끙 앓다가 잠들곤 한다. 그냥 손잡고 걷는 것 조차 이제는 사치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평범한 사랑을 꿈꿨지만 지금은 이렇게 그녀만 떠올리며 혼자 사는 연습을 하고 있다.



평범한 사랑을 꿈꿨을 뿐인데,
혼자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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