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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Mar 18. 2016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알고 있지만

알고는 있지만 왜 그렇게 안되는 걸까



사랑하는 그녀와 헤어졌다. 일주일이 넘도록 그녀에게 찾아가려 생각했고 하루가 멀다 하고 그녀에게 연락했다. 그때마다 그녀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고 어떻게든 만나서 풀어보려고 애썼다. 결국 그녀와 제대로 된 대화도 하지 못한 채 계속된 내 답장에 지쳤는지 더 이상 그녀의 대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했던 행동에 후회하지는 않는다. 결국에 해볼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해봤고 그녀를 가장 잘 아는 나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렇게 행동했던 게 그녀를 위한 일인지 그리고 정말 잘했던 건지는 다르다.


그녀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낼 땐 미련 없이 행복하길 바라며 보내줘야 한다. 주변에서도 많이들 이야기한다. 어차피 헤어진 거면 그렇게 연락하고 미련을 남기면 너도 힘들지만 상대도 힘들어한다고. 그렇게 서로 마음고생 안 하려면 그냥 보내주는 게 맞다고 한다. 내가 한 번 사랑했던 사람이기에 행복하길 바라며 더 이상 힘들게 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알고는 있지만 왜 그렇게 안 되는 걸까? 지금 이 순간에도 내 감정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결국 시간이 흘러 지금보다 배로 힘들지 않을까. 그녀를 이토록 사랑했는데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그녀가 행복하길 바라며 보내줄 수 없기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어차피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여자는 이렇고 남자는 이렇고 연락은 안 하는 게 좋다고 어차피 가능성이 없다고 연애상담이나 강연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간다. 마치 A형은 어떻고 B형은 어떻고 O형은 어떤지 혈액형으로 사람을 분류하듯 정의한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스스로 살면서 시간이 지나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했으면 좋겠다. 될 사람은 되고 안될 사람은 안된다는 말이 있다. 물론 내 행동에 따라서 운명은 바뀐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엔 이 행동 역시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흘러갈 운명이라면 내가 최선을 다해 사랑했다고 느낄 만큼 그리고 그녀도 최선을 다한 사랑을 받았다고 느낄 만큼 사랑해봐라. 결국에 돌이켜보면 그땐 정말 열정적이었지 느끼며 웃어넘길 수 있을 테니까. 친구의 말을 듣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도

그녀와 잘 안된다면 미워할 사람이 또 늘어나게 될 테니까.



헤어지고 그녀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알고 있지만 그렇게 안된다.
이렇게 떠나보내면 후회할걸 알기에 그녀를 잡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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