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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Mar 14. 2016

화이트데이 달콤한 사탕 속 이별

사랑이 떠오르는 날, 이별이 떠오르는 날



#1_사랑이 떠오르는 날


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 사탕을 팔기 시작한다. 무슨 이벤트가 있는 마냥 큰 바구니에 달콤한 과자들이 가득 담겨있다. 무슨 날인가 핸드폰을 열어 날짜를 확인하니 벌써 화이트데이가 다가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 위해 밤새 고민하고 직접 만들어보기도 하면서 선물을 준비한다. 아마 내일은 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 한 손 가득 사탕을 들고 큰 바구니를 감싸 안은채 가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겠지. 페이스북에는 벌써부터 화이트데이 이야기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달콤한 사탕 속 사랑과 이별이 떠올라 글을 써본다.


화이트데이 하면 사랑하는 사람과 키스하듯 달콤하게 입안에 퍼지는 사탕이 떠오른다. 그런 사탕을 먹다 보면 사랑과 참 많이 닮았구나 생각이 든다. 만약 세상에 녹지 않는 사탕이 있다면 그걸 아마 사랑이라고 부를 거다. 사탕을 고를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맛의 사탕을 골라 먹는다. 마치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거나 고백을 받는 것처럼. 그리곤 껍질을 벗겨 사탕을 머금으면 그날 있었던 힘들었던 일이나 피로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한다. 입안에 머금은 달콤한 사탕처럼 사랑을 하는 동안 이처럼 달콤하고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화이트데이는 그런 사탕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는 날이다. 최근엔 사탕이 아닌 다른 여러 가지 선물을 많이 주기도 하고 상술이라는 말이 있기도 하지만 사랑을 확인하고, 권태기를 극복하고 그리고 고백하기 가장 좋은 날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는 사탕을 골라 먹는 것처럼 사랑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며 표현하는 게 아닐까? 굳이 먹기 싫고 좋아하지 않는 사탕을 먹지로 찾아서 먹지 않는 이유처럼. 사랑도 나에게 맞는 사람을 찾고 그 사람과 함께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지금까지 연애를 해오면서 그녀처럼 내게 꼭 맞는 사람을 찾았을 때 마음에 있는 진심이 우러나와 처음으로 그녀를 따라다녔고, 처음으로 진지하고 고백해봤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탕에 무의식 중으로 손이 가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평생 고백을 받아보기만 했던 사람도 스스로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사탕 보기엔 작은 알맹이처럼 시작하지만 막상 입안에 머금고 사랑을 시작하면 달콤함이 온몸에 퍼지듯 사탕은 사랑과 많이 닮아있다.


가끔 힘들고 지칠 때 당이 떨어진다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주머니 속 초콜릿이나 사탕을 먹고 조금이나마 지쳐있던 피로나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그날 일상이 힘들고 지치더라도 일이 끝나고 그녀를 생각하면 쌓여있던 피로도 풀리고 그녀와 전화 한 통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입안에 넣고만 있어도 달콤함이 온몸에 전해지고 기분이 풀리듯, 사랑은 하기만 해도 달콤하고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그녀와 사랑을 할 때도 그랬다. 길을 걷다 얼굴을 쳐다보기만 해도, 밥 먹는 모습을 보기만 해도, 전화 한 통 하기만 해도 그날 있었던 나쁜 기억들은 전부 사라졌으니까.


작은 감정에서 점점 커지고 나중엔 떨어질 수 없는 사랑처럼 작은 알맹이에서 시작해 달콤함을 온몸에 퍼지게 해 주고 심지어 내 기분까지 좋게 만들어주는 그런 사탕은 사랑과 참 많이 닮았다. 화이트데이는 그런 달콤함을 기념일이라는 핑계로라도 한 번 더 표현할 수 있도록 해 준 게 아닐까? 어떤 선물을 바라는지 어떤 사탕을 원하는지 얼마나 비싸고 좋은 선물을 바라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상대가 나를 이렇게 생각하고 좋아하는구나 한 번 확인하고 생각해보는 날이 아닐까.






#2_이별이 떠오르는 날


이별하고 발렌타인데이, 화이트데이처럼 기념일이 찾아오면 어김없이 그녀가 떠오른다. 오늘은 뭐하고 지낼까? 그래도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사가 볼까? 연락이나도 한 번 해볼까? 오늘 같은 날이 찾아오면 하루 종일 이런 생각뿐이다. 하지만 이별한 그녀에게 쉽게 선물을 할 수 있는 것도, 연락을 해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오늘 하루 이런 생각이 날 괴롭히고 아무 일도 없이 화이트데이가 지나가겠지. 그런 화이트데 주는 달콤한 사탕을 보면 이별이 떠오른다.


그녀를 생각하고 그녀와 사랑할 땐 사탕처럼 달콤하고 기분이 좋다. 하지만 그런 사탕을 오랜 시간 입에 머금고 있으면 점점 작아지고 결국에 사라지게 된다. 평생 녹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먹었지만 결국엔 스스로의 달콤함에 취해 사탕이 사라져가는 줄도 모르게 녹게 된다. 이별도 마찬가지다 처음엔 인연이라 생각했고 평생을 함께할 거라 생각했지만 결국에 사랑을 하다 보면 내 달콤함에 취해 사랑이 녹아가는지 신경도 못쓰고 돌아보면 결국엔 그 사랑은 다 녹아 없어진다. 녹지 않는 사탕이 사랑이라면 이렇게 녹아버리는 사탕은 이별이 아닐까.


결국엔 녹아 없어진 사탕은 내 입에서 사라져 없어진다. 하지만 그렇게 사탕이 사라져도 입안에는 계속해서 사탕의 맛과 향이 꽤 오래 남아있다. 마치 달콤한 사탕을 기억하라는 듯. 그녀와 헤어지고 이별을 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입안에 남아있는 사탕처럼 마음속 사라지지 않는 사랑의 흔적들이 날 계속 괴롭혔다. 맛있는 사랑일수록 입안에 그리고 마음에 꽤 오래 남아있는 거 같다. 흘러온 시간 동안 아직도 그녀를 못 잊고 이렇게 사라진 사탕의 달콤한 맛처럼 그녀를 기억하니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억에 오래 남는 것처럼 맛있는 사탕 역시 기억에 오래 남는다. 아니 어쩌면 이 사탕의 맛을 잊기 싫어 기억하려는 걸지도.





사탕의 맛에 취해 계속해서 먹다 보면 결국엔 이가 썩게 된다. 달콤함에 취해 스스로 썩어가는 줄도 모르고 계속해서 먹다 보면 결국엔 나 스스로 다치고 상처를 받는다. 결국엔 사랑을 하더라도 그 사람은 다른 인생을 살고 있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달콤하고 건강한 사랑을 오래 하려면 나를 돌볼 줄 알고 자기관리부터 철저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결국 그녀에게 빠져서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다면 그 사랑도 상처가 될 수도 있으니까. 언제 한 번 이런 말을 들었던 적이 있다. "스스로를 돌볼 줄 아는 사람이 상대를 돌보고 챙길 수 있어요. 그렇기에 결혼은 스스로를 돌보고 돌이켜 볼 수 있을 때 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어떤 TV프로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다. 이처럼 스스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는 나 역시 달콤한 사랑을 느끼면서 발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탕을 먹다 보면 너무 오래 머금고 있거나 질릴 때 사탕을 깨물어 먹곤 한다. 하지만 사탕을 깨물어서 먹을수록 점점 더 입에서 빨리 녹고 빨리 사라지게 된다. 사랑도 이별도 똑같다. 입안에 퍼지는 달콤함이 계속되니 결국엔 그 맛에 질려서 깨물어서 먹곤 한다. 이별이 눈앞에 있는 사랑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계속되는 사랑의 달콤함에 취해 소중함을 잊고 깨물어 먹듯 그녀와 싸우고 다투게 된다. 그렇게 싸우면 싸울수록 이별을 더 가까워지고 더 빨리 사라지게 된다. 소중함과 익숙함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이별을 했을 때 오히려 그 사랑이 소중했다는 걸 깨닫는다. 결국 깨물어 먹으면 입안에 사탕의 맛과 향은 더 진하게 남게 되고 마음의 여운 역시 많이 남게 된다. 사랑도 마찬가지로 익숙함에 취해 이별을 했다면 그 사랑이 더 생각나고 더 후회하지 않을까?





화이트데이 하면 사탕이 생각나고 사탕 하면 사랑이 떠오른다. 그만큼 소중한 사람이 내 입안의 사탕처럼 함께 있다면 달콤함에 취해 방황하지 말고 지금의 소중함을 기억하자. 내가 좋아했던 그 맛이 오래 머금는다고 싫증이 나더라도 분명 다른 곳에서 사탕을 먹어도 똑같은 그 맛을 찾게 될 거다. 달콤한 지금을 잊지 말고 사랑을 해보자.


화이트데이 하면 사탕이 생각나고 사탕 하면 이별이 떠오른다. 사라질 거라 모르고 있었던 사랑이 결국엔 사라지고 입안엔 그 맛과 향이 오래 남아있다. 깨물어먹고 다 녹아서 과거를 떠올리며 후회하기 전에 지금의 달달함을 기억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생각하자. 그녀와 헤어지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그녀가 행복하길 바라며 스스로를 돌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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