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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May 29. 2016

어떻게 기억하니?

이별한 그 사람의 얼굴이 이렇게 떠오른다.

이별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헤어진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알 수 있다. 좋은 기억이 있는 사람들부터 안 좋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까지 다양하다. 글을 쓰기 전 당신에게 질문해본다.



그 사람을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아니 그 사람의 어떤 얼굴이 떠오르시나요?



이별은 그 사람과의 관계에 문제가 생겨서 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역시 작은 감정싸움으로 헤어졌기에 이렇게 이별을 맞이하게 된 것처럼. 그녀가 잘되길 바라고 행복하길 원하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참 밉기도 했다.  예전에 그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두 번 다시 못 만날 그런 좋은 사람이었고, 긍정적인 모습을 잃지 않는 밝은 사람이었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고 말한다. 지금 그녀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는지 묻는다면 이유조차 알려주지 않고 나를 떠나버린 매정한 사람이고, 이별 후에도 나를 괴롭히는 미운 사람이고, 잊지 못할 거 같았지만 이제는 무덤덤해진 그냥 그런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녀를 떠올려보라고 묻는다면,
웃는 그녀의 모습만 떠오른다고 말한다.


그렇게 이별하고 나에게 그녀는 다양한 모습으로 기억됐다. 예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고, 긍정적인 사람으로. 그러면서도 미운 사람이고 매정한 사람이기도 했다. 어떻게 기억되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기억된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녀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하면 웃는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모습을 봤을 텐데 왜 웃는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을까? 이미 마음속으로는 미워지기까지 한 그녀가 내 기억 속에선 이렇게 웃고 있으니, 나를 바라보며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으니 그래서 더 힘든 게 아닐까?



그녀와 헤어졌다.
매정한 그녀가 밉다.

그녀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핸드폰에 있던 그녀의 사진을 열었다.
카메라에 있던 그녀의 사진을 열었다.
컴퓨터에 있던 그녀의 사진을 열었다.
생각보다 많은 추억이 쌓여 있었다.

한 장씩 한 장씩 열어본 네 사진.
소중한 순간순간을 담아놓은 추억 속에는
날 보며 웃고 있는 네 모습밖에 없었어.

그래서 그런가?
널 기억하면 웃는 모습밖에 떠오르지 않아.


_by pu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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