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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Apr 26. 2016

이별 후 찾아온 변화

떠난 후 찾아온 변화 그리고 나

그 사람과 사랑하면서 서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난 이런 사람이 좋은 거 같아. 그렇게 그 사람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했다. 노력해서 변할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원하는 사람이 되겠어. 처음에는 이런 마음이 그 사람을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녀가 원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별할 때까지 아무것도 모른 채.





일찍 일어나는 사람



하루는 새벽까지 일을 하다 늦게 일어난 적이 있다. 오전엔 나를 기다리는 연락과 함께 오후쯤 돼서야 그 사람의 연락을 받았다. 회사에 들어가서 일을 했던 게 아닌 만큼 새벽 늦게까지 일할 때가 많이 있었다. 그때마다 매번 늦은 시간에 일어나게 되고 그 사람이 출근할 때마다 연락해주지 못했다. 미안한 마음에 어떻게든 그 사람이 출근하는 날에는 그 시간에 맞춰 일어나려고 노력했고 조금씩 변화했다. 아침부터 잠들 때까지 외롭게 만들고 싶진 않았다. 그렇기에 그녀를 위해 변화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별 후 그 사람을 위해 변하겠다고 생각했던 일찍 일어나는 습관이 나를 위한 습관이 됐다.



운동하는 사람



그 사람은 꽤나 건강미가 넘치는 사람이었다. 어렸을 때 사고로 허리가 다치고 그 이후로 운동과 함께 관리를 받는다고 한다. 또 자전거를 타거나 걷는 등 운동을 굉장히 좋아했다. 그런 그녀는 운동 이야기를 굉장히 많이 했고, 이상형도 운동을 좋아하는 남자였다. 그렇게 그녀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애초에 수영이나 걷기, 자전거, 등산, 마라톤 등의 운동은 굉장히 좋아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했다. 없던 시간까지 내가며 그녀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했다. 헤어진 지금도 주기적으로 마라톤을 나가고,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자기 전 항상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내 몸은 건강해져 있고 보기에도 좋아졌다.





밥 잘 챙겨 먹는 사람



그 사람도 밥을 잘 챙겨 먹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서로 잘 챙겨 먹으라고 말을 했지만 잘 지켜지진 않았다. 결국에 네가 안 먹으면 나도 안 먹겠다는 밥이 서로를 먹이기 위해 챙겨 먹기 시작했다. 혹시라도 너무 바빠서 밥을 못 먹으면 간혹 도시락을 싸주거나 기프티콘으로 간식을 보내주곤 했다. 그 이후로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하고 밥을 챙겨 먹는 게 습관이 됐다.



술 안 마시는 사람



해외에 있는 친구가 오랜만에 귀국해서 연애할 땐 술자리가 굉장히 많이 있었다. 술 때문에 아쉬웠던 건 없었지만 그래도 다른 사람들과 술 마시는걸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던 거 같다. 그녀와 크게 싸웠던 날도 시작은 술이 들어가서 그랬으니깐. 이별 직후 아픔을 잊기 위해 술을 마셨을 때 이후로 지금까지 술자리는 가져본 적이 거의 없었다. 담배는 애초에 피우지 않았고, 이렇게 술도 끊다 보니 하루하루 누적된 피로도 조금씩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선크림을 바르는 사람



겨울에도 눈이 오면 항상 바르고, 외출할 땐 피부 생각하며 선크림을 항상 바르고 다니라고 했다. 피부라곤 스킨로션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지냈지만 자신이 쓰던 선크림을 주며 항상 바르고 다니라는 말에 외출할 땐 항상 바르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녀가 바라는 사람이 되길 원했다. 그렇게 그녀의 사랑을 더 받기 위해 노력했다. 사소한 대화 속에도 그 사람이 원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스스로 변하려고 노력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줬지만 그 사람이 너무 좋아 내가 먼저 변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모든 게 다 그녀를 위해 변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랑하면서 변하려고 했던 내 모습이 이별 후 다 날 위한 모습이란 걸 느꼈다. 늦게 잠들어도, 일찍 잠들어도 항상 7~8시에는 일어났다. 그렇게 일찍 일어나게 되니 아침에 운동도 하고 밥도 먹을 시간이 생겼고 무엇보다 하루가 길어져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자기 전에 운동하는 습관이 들게 됐고 결국 지금은 꽤나 건강하게 움직이고 있다. 항상 피로가 쌓이고 피곤하게 지냈지만 이제는 꽤 무리해도 쉽게 지치고 피곤해지지 않는다. 또 술을 안 먹은 후 건강한 취미생활을 즐길 줄 알게 됐고 불필요한 술값 역시 조금씩 절약하기 시작했다. 선크림 역시 피부가 좋아졌는지 모르겠지만 아마 안 바른 것보다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실은 그 사람이 나에게 바라는 건 다 날 위한 생각이었다. 연애할 땐 그 사람이 좋아해서 변해야겠다는 모습이 사실은 날 위한 생각이었다. 결국 항상 서로를 위해 변하길 바랬고, 변했다. 사랑이란 건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변하길 바라는 이기적인 생각도 있긴 하지만 날 위해 간섭하고 신경 쓰는 모습도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이 이렇게 됐으며 좋겠다며 억지로 변화를 주진 않았다. 그냥 그 사람에게 더 사랑받고 싶었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외롭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나 스스로 변화했다. 사랑이란 건 상대가 변하길 바라며 강요하는 게 아닌 내가 사랑함으로써 그 사람을 변화시키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런 변화는 내가 원해서 변화하길 바라는 마음도 조금은 있지만 상대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 상대가 걱정되는 마음이  더 크다. 하지만 강요하는 순간 그 바람은 결국 나를 위한 이기적인 태도로 보일 수 있다. 상대방이 변하길 원하고 있지만 그걸 강요하는 순간 싸움이 되고 오해가 생긴다. 그렇기에 변화를 원한다면 스스로 변할 수 있게끔 더 큰 사랑을 주고 나부터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억지로 변화시키지 마.

그 사람을 걱정하는 걸 알아.
그 사람이 잘되길 바라는 걸 알아.
하지만 강요하는 순간
그 사람은 사랑이라고 느끼지 못할 거야.

네가 더 큰 사랑을 주면
네가 먼저 변하는 모습을 보이면
알아서 변하는 게 사랑이야.


_by pu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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