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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Feb 19. 2016

세상에서 가장 먼 길

머리에서 마음으로 이르는 길


어느 날 보면 그냥 아무 이유 없이 갑자기 그런 날이 있다. 문득 그녀에게 연락을 해볼까? 잘 지내고 있나? 애인이 생기진 않았을까? 필자처럼 시름시름 앓는 사람 말고도 그냥 헤어진 사람들이라면 문득 한 번씩 생각해보곤 한다. 물론 지금 내 옆에는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면 이런 생각이 안들 지도 모른다. 헤어지고 6개월이 지나도 그녀 생각밖에 안 하는 나는 일주일이 멀다 하고 이런 생각들이 계속 난다.


헤어지고 처음에는 이런 생각을 도저히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어서 행동으로 옮겼다. 하루 걸러 한 번씩 연락하고 하루 걸러 한 번씩 찾아가고 정말 지겨울 정도로 그녀에게 매달렸다. 그러면서 점점 멀어지는 그녀를 보고 이제는 참을 수 없고 견딜 수 없는 걸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날 더 싫어하고 미워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참을 수 없는 것도 참을 수 있게 됐고 견딜 수 없는 것도 견딜 수 있게 됐다.


이제는 그런 시간이 흘러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나는 이렇게 변했다. 보다 냉정하고 침착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됐고,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왜 그랬는지 조금은 더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혼자 결론지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왜 그럴까 그때처럼 그녀가 보고 싶다고 무작정 찾아가기 힘들고, 그녀가 생각난다고 연락하기 힘들어졌다. 그녀와 가까워지려  할수록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 든다.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은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헤어진 직후에는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몸으로 움직인 게 아닌, 머리로 생각하고 가슴이, 마음이 시키는 대로 따라 움직였다면 지금은 머리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몸으로 흉내  낼뿐이다. 이제는 머릿속에 있는 그녀 생각이 가슴으로 가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나보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길처럼 그녀에게 다가가는 길이 세상에서 가장 먼 길이 돼버린 건 아닐지 걱정된다.


그녀와 헤어졌지만 그녀를 잊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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