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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uding Feb 13. 2016

비가 오면 생각나는 사람

우산은 챙겼을까?


오늘 눈을 떠서 일을 하다 정신을 차려보니 밖에서 빗소리가 들렸다. 몸도 안 좋고 으슬으슬 거리는 오늘 왜 하필 또 그녀 생각이 날까? 평소에 일을 나가면 일기예보도 확인하는지 않고 무작정 나서는 그녀다. 하루는 그녀가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을 때 비가 왔다. 우산을 챙기지 않았다는 그녀 말을 듣고 나는 하던 일을 멈추고 그녀에게 우산을 가져다줬다. 그리곤 그녀가 일하는 카페에 몇 시간을 앉아서 같이 일하고, 함께 우산을 쓰고 퇴근했던 적이 떠오른다. 그녀와 함께하고 있을 땐 이렇게 걱정되진 않았다. 우산을 안 챙기면 내가 챙겨줄 수 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안 오던 비가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걸 보고 문득 우산을 잘 챙겼는지 비를 맞고 다니는 게 아닌지 생각이 든다. 4일 동안 열이 나고 감기몸살에 두통까지 시달렸지만 아픔보다는 우산을 들고 찾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지금은 그때처럼 내가 챙겨줄 수 없기에 이렇게 생각만 한다. 일하는 카페에서 집까지 가깝다며 비를 맞고 가거나, 카페에 있던 엘사가 그려진 작은 어린이용 우산을 쓰고 집에 가는 건 아닐지 걱정된다.


이런 걱정 안 할 수 있게 평생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까진 마음속에서 계속 비가 내리고 있으니깐. 비가 오고 날이 추워지면 그냥 우산은 챙겼는지, 그리고 비 맞고 아프진 않은지 그런 사소한 이야기라도 해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내일도 비가 내린다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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