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머물 집을 구했다

두 번째 홈스테이

by 세렌뽕구


교육이 끝나면 안전한 해외 생활을 위해 지원받은 집값으로 알아서 집을 구해야 한다. 서투른 언어 능력으로 외국에 집을 구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매일 아침 일찍 가게에 들러 신문을 사서 광고에 있는 집들을 리스트업 한 다음 한 집 한 집 전화를 건다. 그다음에 약속을 잡고 방문을 해서 계약을 하는 식이다.


해가 짱짱하게 들었던 한 달 동안 지냈던 하숙집


보통은 예산 내에서 먼저 온 선배들이나 현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집을 구해 혼자 지내거나 혹은 귀국을 앞둔 한국 사람들의 집을 그대로 물려받아 살기도 한다.


도로 안내 표시판. 워낙 표시가 잘 되어있어 쉽게 집을 찾을 수 있다.


나는 운이 좋게도 후자였다. 되도록이면 홈스테이를 구하고 싶었는데 마침 홈스테이를 하다 한국 귀국을 앞둔 선배가 있어 약속을 잡고 수르꼬라는 지역에 위치한 집을 구경하러 갔다.


2년간 머물렀던 하숙집. 내 마음의 고향이자 많이 그리운 곳.


리마의 동쪽에 위치한 수르꼬(Surco)에는 아름다운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로마 베야(Loma Bella) 길이 있다. 늘 먼지와 교통체증에 시달리다 모처럼 깔끔한 동네에 오니 마음이 놓였다.


스타벅스는 가장 이국적이기도 하고 한국적이기도 하다.


게다가 집 근처에는 스타벅스가 있었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적응 중이던 때에 익숙한 스타벅스를 보니 참 반갑고 좋았다. 속으로 지구촌 세계화 만세를 수없이 외쳤다.



외관과 동네는 합격이지만 하숙이다 보니 방은 괜찮을까?라는 우려 속에 실내에 입성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이 우스워질정도로 방은 깨끗하고 아늑했다. 방에 그윽한 햇살까지 너무 맘에 든 나머지 나는 그날 단번에 집을 덜컥 계약하고 말았다.


하숙집 강아지 떼리


홈스테이 집주인 부부는 여행사를 운영하고 있고 할머니와 대학생 아들과 강아지 한 마리와 살고 있다. 관광객이 아닌 현지인으로써 살아보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2년 동안 페루 음식을 먹고 오로지 스페인어를 쓰며 현지인 가족들과 함께 지내면서 페루의 진짜 문화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게다가 수르꼬는 앞으로 내가 일하게 될 학교와도 위치상으로 가깝기도 하고 혼자 지내는 것이 아니니 치안 상으로도 훨씬 안전할 거다. 앞으로 어떤 일들이 있을까. 계약을 하고 집에 오는 길이 미래에 대한 기대감으로 내내 행복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현지인과 함께 산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