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정량화, 왜 과소비하는지, 그로인해 생기는 문제 파악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난 후 바로 시작하지 않았다.
철저한 준비 없이 바로 시작해 봤자, 다시 숏폼 중독에 빠질게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건 내 경험으로 확실히 알고 있다.
<도파미네이션 워크북> 책으로 나의 디지털 디톡스 계획을 철저하게 세웠다. 이 책에서는 각 단계별 연습문제에 답을 적어가면서 문제인식부터 내가 왜 그러는 건지를 명확하게 알고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의식화하는 작업을 도와준다. 이 작업은 누군가는 디지털로 기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최대한 디지털을 벗어나야 했기 때문에 공책에 손으로 작성했다.
나의 디지털 중독 문제를 정량화하여 실제로 디지털 사용시간도 확인했다. (1편 참고)
흔한 디지털 중독자의 일주일 동안의 사용량
→ 주 37시간 30분을 유튜브를 봤다.
미친 거다. 심지어 저 때 토, 일 여행 가서 토, 일에 유튜브를 못 봤으니 평일동안 나온 수치다. 그러니까 하루에 7시간~8시간을 유튜브를 봤다 이 말이다.
이렇게 수치로 확인해 보니 정말 심각함을 인지했다.
문제인식을 위해서 또 다른 연습은 <일생 도파민 차트>를 그려봤다.
그 결과, 나의 일생을 돌아보니, 일생에서 머릿속이 복잡할 때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때 ott, youtube 시청에 많은 시간을 썼다. 그래도 절제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인생의 목표가 명확해서 성취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렬했고, 나의 디지털 중독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중독을 벗어날 수 있는 환경세팅도 철저하게 했을 때다.
문제인식을 위한 마지막 방법은 <후회 원칙>이다.
나의 디지털 중독문제로 후회가 드는 점들을 적었다.
'나는 ott, youtube 영상을 하루에 8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바라보고 있던 시간, 그로 인해해야 할 일 또는 나를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지 못하여 성장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항상 그대로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것을 후회한다. 이런 불안감으로 인해 스스로를 더 비하하고 자존감을 갉아먹어서 스스로에게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을 후회한다. 결과적으로 이런 중독 행위 때문에 내가 원하는 걸 얻은 적은 없다.'
우선 이런 강박적 과소비의 이유를 고민했다.
<강박적 과소비의 이유>
1. 감정(불안, 걱정)을 멈추고, 무감각해지고, 분리되기 위해서, 현실과 차단되기 위해서
2. 순간의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폰을 본다.
나의 인생을 갉아먹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1번 이유다. 인생을 살면서 불안과 걱정이 없을 수가 있나? 언제든 이런 감정이 고개를 들 텐데 그럴 때마다 나는 가장 익숙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그런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나를 보호한다는 핑계 아래 폰을 들었다. 하지만 실제로 대부분 기대한 목표(불안감 없애기)를 달성하지 못했다. 그저 주관적인 '느낌'만 있을 뿐이다. 잘 생각해 보면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서 유튜브를 한참 보고 나서 찾아오는 감정은 결국 현실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해서 생긴 더 큰 불안감이다.
<목표, 결과, 간극>
최근 디지털 강방적 과소비가 가장 심했던 날이 있다.
사용의 구체적인 예시: 날짜 시간, 장소, 사용한 것
→ 7/31 목요일 정말 하루 종일 침대에서 유튜브만 봤다.
물질이나 행동을 사용하게 한 생각, 감정, 의도
→ 스터디 발표를 해야 하는데, 남들과 비교했을 때 노력하지 않은 것을 들킬 것 같은 불안함을 피하고 싶었다.
물질이나 행동을 사용한 실제 결과
→ 스터디 준비를 하지 못했고 더 불안감이 커져서 스터디에 참여하지 못했다.
의도와 결과 사이의 간극
→ 유튜브를 보는 시간 동안은 현실을 회피하여 불안감을 잠깐 사라졌지만, 결국 스터디 준비를 하지 못했다는 불안감을 사라지지 않았다. 당연히 영상 보느라 준비하지 못했으니까.
물질 또는 행동
→ 영상 중독(ott/youtube)
신경적응: 내성, 금단증상, 갈망
→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영상 보는 데 사용하니, 삶의 의미가 사라졌다.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그래서 다시 영상을 과소비한다.
관계 문제
→ 불안감이 심해지니 주변관계를 단절하게 된다. 가장 가까운 파트너에게 짜증을 낸다.
직장문제
→ 업무에 시간을 쏟지 못하니 당연히 일이 진행되지 않는다.
재정적 문제
→ 업무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니 돈을 벌 수 없다.
가치관 문제
→ 내 추구미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기에 숨겼다. 영상을 하루 종일 보고서도 사람들에게는 숨겼다. 거짓으로 삶을 사는 기분이다.
이렇게 나의 디지털 중독 문제인식과 문제원인과 문제를 제대로 살펴봤다.
이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여기까지 나의 문제를 인식하고 글로 작성하는 것만 해도 큰 도움이 된다.
중요한 점은 이 과정을 절대로 완벽하게 작성하려고 하면 안 된다는 점이다. 완벽하게 반만 하는 것보다, 엉성하더라도 일단 끝까지 끝내는 게 더 중요하다.
오늘로 디지털디톡스 7일째다. 완벽하게 지키지는 못했지만, 확실히 중독에서 조금은 벗어났고 그렇게 확보한 시간으로 이런 글도 쓸 수 있는 것 같다. 4주를 끝까지 채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