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영화에 대해 생각 중인걸 어떻게 알고 보냈지? 용인여성회는 어떻게 내 정보를 알았을까?'
궁금하던 차에 도서관에서 정보를 보다가 채널추가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렇잖아도 코로나 이후로 영화관을 거의 못 가고 있었고 넷플릭스로 목마름을 채우던 중이었다. 영화를 안보다 보니 관심이 덜 갔고 그나마 쉽게 할 수 있었던 문화생활마저 거실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거다. 영화도 좋아하는 취향만 보게 되니 모르고 지나가는 것이 점점 많아짐을 느끼는 중이었다.
오랜 기간 독서모임을 하면서 편독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며 서로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생각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이참에 영화동아리에 들어가면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아 참여문자를 남겼다. 걸리는 것은 순수하게 영화를 보고 싶은 건데 여성회 활동을 함께해야 하는지였다. 다행히 그런 것은 아니어서 10월 마지막주부터 참여하기로 했다.
한 달에 격주로 영화를 보고 그다음 주에는 소감을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이와 하는 일이 다른 사람들이 공통 관심사로 연결되었다.
돌아가며 영화자료를 찾고 느낌을 이야기하는 시간은 내 삶을 좀 더 풍성하게 해 줬다. 로맨스나 애니메이션 같은 기분 좋아지는 영화나 이슈가 되는 영화를 보는 정도였는데 동아리 회원이 되면서 벌써 4편의 좋은 영화를 함께 했다.
10월 31일-미스비헤이비어 / 감독:필립파 로소프
11월 14일-라이프 오브 파이 /감독:이안
12월 5일-서울의 봄 /감독:김성수
12월 19일-그린북 / 감독:피터 페렐리
24년이 되면서 나이가 또 한 살 많아졌다. 나는 50대가 되었다.
나이와 영화의 공통점은 첫 번째는 경험이 많아져서 어떤 스토리든 이해와 공감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어릴 적에는 좋아하는 영화위주로 봤다. 조폭 관련 영화나 잔인한 영화, 사회문제를 다룬 영화는 잘 보지 않으려고 했다. 이제는 어떤 종류의 영화를 보더라도 그 안에서 인간관계와 나를 볼 수 있는 것 같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고민하게 한다.
두 번째는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이다.
나이가 먹으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나누고 싶고 다른 사람이 알고 있는 것을 배우고 싶은 맘이 쉽게 든다. 영화 또한 미디어를 통해 시각적 청각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함께 성장하자고 자꾸 알려주고 싶어 한다. 세상이 이렇게 변화할 거야, 이렇게 멋지고 환상적인 영상과 음향을 들으면서 행복해져 봐, 이런 일이 실제 있었으니 알아야지, 함께하자며 부른다.
오우영 멤버
1월과 2월은 방학인데 한 달에 한번 번개미팅을 하기로 했다. 1월의 미팅날이 오늘(9일)이었는데 마침 눈도 와주고 사무실이 아닌 카페에서 만나기로 해서 더욱 분위기 있고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동기언니 지인의 카페[유누네 상회]였는데 대관하여 식사준비도 함께 해줘서 식사와 커피, 차 그리고 담소가 좋았던 시간이었다. 대표님을 비롯 6명이 거의 고정 멤버가 되었다.
오늘 맛있게 먹었던 음식과 차
24년도 각자의 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고 영화동아리 ‘오우영’의 발전사항에 대해서도 나눴다. 사무실의 암막과 음향기기등의 보강사항이 나왔고 24년 상반기, 하반기 야외에서 소감나누기, 영화제 참가하기, 5분 영화 만들기 등 재미난 사항들이 많이 나와서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소통의 시간이었다. 결이 비슷한 사람들이 영화 보는 걸로 만나서 이렇게 편안해질 수가 있는지 신기했다. 가끔 여성회에서 하는 좋은 일들에 대해서 들을 수 도 있고 몰랐던 것들도 알게 되어 소심했던 편견을 희석하는 것에도 도움이 되었다.
문화생활하며 소감도 나누고 좋은 사람들을 알아가는 시간이 생겨서 좋다. 24년도의 계획을 들으며 좀 더 좋은 환경이 되고 차곡차곡 쌓여 갈 영화와 함께하는 시간들에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