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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보

한 편의 시

by 모루

퇴보

/ 모루


너는 그렇게 살아갈 거다

무던히 자기를 속이면서

자학의 매에 단련되어

내장이 갈기갈기 찢긴 채로

매번 상처 입으면서도

너는 그렇게 버틸 거다


짜증 나면서도 웃으며

새벽녘 동틀 때까지 눈도 못 감고

자기가 옳다는 맹신으로

스스로를 다그치며

고집스럽게도 비탈길을

똑바로 걸으려 할 거다


남들의 충고에도

손가락질당하여도

고개를 뻣뻣이 고정한 채

증기기관차처럼 화를 내며

그렇게

과거로 나아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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