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동치미
모루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운 날
더 쌓거나
추가하지 않아야
본연스럽던 시간
살얼음 깨는
묵상의 말씀이
울리는 공간에
부스스 잠 깬 정신을
맑게 하는
하얀 미소
나와 당신은
어쩌면
당신과 우리는
꽉 움켜쥔 손의 힘과
긴장된 어깨의 힘을 빼내고
응축된 사랑의 입김을
불어넣어
혼돈의 팽이를 정갈하게 돌리는
숙성된 믿음의 하나 된
긴 겨울의 시간이 필요하다
가끔은 서로의 숯이 되고
때로는 위로의 돌이 되어
어우러진 삶이 밍밍한 듯 보여도
우러나오는 단맛에 하루를 살고
기대에 실망한 씁쓸한 표정에
희망을 주는 미슐랭 가이드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