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야기

오늘의 시

by 모루


사진 이야기


김 모루


충남 출신의 송기사는

Y색을 잘 잡았다

코닥필름에 맞는 선택이었고

연륜 있는 작가 몇몇은 그를 인정했다

인화지 재고관리는 엉망이어서

그가 떠난 뒤 새 기사가 왔을 때에야

암실의 속내가 밝혀졌다

백두대간을 종주하던 그는 굵어진 종아리를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자존심이 셌던 그였기에

사소한 감정 다툼으로 사표를 던졌다


김기사는 후지필름 본연의

R색을 적절히 뽑아냈다

젊은 작가들은 환호했다

얼굴이 깨끗이 나온다는 이유였다

동향의 친구를 만나는 날이면

다음날은 잠수를 타서

작업이 늘 불안하였다

거꾸로 오른 연어를 멋지게

뽑던 그는 공부를 한다며 떠났다


마지막으로 들어온 송기사는

손을 떨었다

술중독자였던 것이다

그의 삶 자체가 흔들렸고

사진은 들쑥날쑥하였다

아이를 유독 좋아했던 그는

눈 오던 날

우리 아들 사진을 멋지게 촬영하여

예쁘게 뽑아주고는 떠났다


그들이 떠난 빈자리에

디지털 기계가 들어와

포토샵처리로 사진을 만져댔지만

예전 필름 인화지의

깊음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연륜의 깊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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