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욕의 바다

오늘의 시

by 모루

무욕의 바다

바닷가에 가 보았네

세속의 욕망이 닿지 않는 그곳엔

무욕의 바람이 나를 반겼네

번민과 고뇌에 잠식당한

날 것의 삶 앞에는

눈부신 바다가 놓여 있었네

모래에 이끌린 하얀 파도가

연이어 내 마음의 문을 두드렸고

잿빛 구름을 뚫은 한 줄기 햇살에

해변은 온화함으로 물들어

수평선을 주시하던 멍한 두 눈에

고요함과 평화가 밀려왔네

수십 번 위로의 손길은

차갑던 내 심장을 다시 뛰게 하여

거칠고 성난 파도에도

시간과 공간이 하나 됨의 전율은

용천수처럼 솟아올라

이미 먼바다로 흐르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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