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eina May 29. 2023

스스로를 괴롭혔던 '조급함' '의무감' '중압감'

슬럼프 시기 내가 할 수 있는 방법, 글로 알아차리기

언제부터였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안 난다. 나는 어떤 일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항상 급했다.


" 천천히 생각하고 골라라, 그것 말고 다른 더 좋은 게 있을 수도 있잖아 "


어릴 적부터 어떤 물건을 살 때, 어머니가 나에게 종종 하던 말이다. 일을 할 때만 급한 건 아니었다. 이처럼 나는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 라는 생각을 항상 지니고 살아왔다.

주변 사람들은 나보고 시작을 잘한다고, 실행력이 좋다고들 말한다. 이 실행력이 좋은 이유도 '조급함'이라는 감정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해볼까?"라고 생각이 들면 나는 고민하는 시간이 길지 않다. 고민해 봤자 시간낭비고 할 거면 뭐든지 지금부터 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무엇인가 시작하고 본다. 옛날부터 그랬다. 블로그도, 아로마테라피공부도, 공인중개사공부도, 주식 및 투자공부도 다 그렇게 시작해 왔다.


이상하게 시작을 하고 보면, '늦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한없이 부족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막 시작했으면서, 준비기간도 짧으면서, 부족한 건 당연하고 천천히 나아가면 되는 것인데 나는 급해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어느 시기가 되면 재밌어했던 감정, 즐거워했던 감정보다는 '의무감'으로 바뀌어져 있다.

처음엔 재밌어서 시작했던 것이 '해야만 하는 것'으로 바뀌어있을 때, 나에겐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시작했던 모든 것들은 더 잘해야만 하는 것 이 되어있다.

내가 하는 모든 것들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 생각만큼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 그럴 때, 나는 종종 흔히들 말하는 '슬럼프'에 빠지곤 했다.

슬럼프를 자주 겪는 내가, 슬럼프 시기에 할 수 있는 글로 나에 대해 알아차리는 방법에 대해 글로 풀어나가고자 한다.

다른 사람들은 얼마나 오는지 모르겠지만, 나 스스로만 본다면 나는 내가 자주 온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그 슬럼프를 딛고 다시 시작했을 때, 더 나은 결과가 나올 때도, 다시 제자리걸음 할 때도 있었다.


나는 슬럼프 기간 때마다 글을 두서없이 써 내려가지만 매번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되고 거기서 느껴지는 답답함이 있다.  답답할 땐, 답답하다고 적기도 하고 그저 매번 같은 말만 적기도 하지만 그곳에서 갑자기 탈출구를 찾기도 한다.

슬럼프가 찾아오는 이유. 결국 나의 내면에서부터 올라오는 감정들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 내면에서 올라오는 감정들을 생각만 해서는 한계가 있었다. 나는 나의 감정들을 알기 위해, 눈으로 보기 위해 글을 쓴다.


내가 제일 조심해야 하는 감정들 '조급함' '의무감' 그리고 '중압감'.

캐나다에 도착하고 두 달이 다 되어갈 쯔음, 영어에 대한 슬럼프가 한번 찾아왔었다. 그리고 지금 '영어' 자체에 대한 슬럼프 라기 보단, 내 삶에 대한 부분에 찾아왔다.

나는 여기서 무엇인가 하고 돌아가야 한다 라는 '조급함', '의무감', '중압감'이 들기 시작한 것이었다.

밴쿠버에서만 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하고, 나 만 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 해야만 한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나아가야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는 나였다.

처음에 이곳으로 오기 전, 하고 싶었던 부분들에 있어 조금 수정된 부분들이 있다.

원래는 캐나다에서 물리치료사 면허 시험을 꼭 치르고 싶었고, 영어점수를 획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원하던 것이 '캐나다물리치료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국제 필라테스과정 호스팅을 할 계획이 있었지만 그 부분도 보류가 되었다. 그때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고민해 왔다. 한국에서 계획해 왔던 부분들이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계획이 변하는 건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그 변화를 알아차리는 것은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기존 계획이 사라지고 그 공간을 다시 채워줄 새로운 계획을 재정립하진 못한 상태였다.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빨리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또, 조급해하고 있던 나였다. 급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이었다. 지금 이 삶의 순간에 집중하여 다시 계획이 세워질 때까지 천천히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것은 의무가 아니다.

캐나다에 온 것도, 내가 어떻게 살고 싶다는 삶을 그리는 것도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인데 어느 순간 '의무감'으로 자리 잡고 있던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중압감'까지 느끼고 있었다.


나는 이 감정들이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적당한 긴장감을 줄 때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감정들이다.
시작을 잘한다던지, 나 스스로의 책임감이 강해진다던지 긍정적으로 작용을 한다. 하지만 이 감정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해 올 때, 그 순간은 주의해야 한다.


'조금함'으로 인해 내가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어느 순간 즐거움보다는 '의무감'만 남아있진 않은지?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 이 들진 않는지?

모든 순간 집중이 잘 되고 있는 상태는 맞는지? 아니라면, 평소 어떤 생각에 지배되고 있는지?


슬럼프가 왔을 때, 스스로 알아차리고 그 시기를 흘려보낼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슬럼프를 부정할 필요는 없다. 그저 내가 이런 부분을 놓치고 있었구나, 이런 감정을 느끼고 있구나라는 부분들을 알아차려주면 되는 것이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좋아하는 나를 표현하는 방법 '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