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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ina Jun 02. 2023

'나'에 대한 알아차림, 1년 전 나를 만났다.

과거의 '나'와 만날 수 있는 시간, 글

내가 살고 있는 밴쿠버는 현재 썸머타임이 적용되어 한국과 16시간 차이가 난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 가족들과 통화를 할 때면 새삼 시차가 느껴진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한국은 이제 6월 2일로 넘어가고 있을 것이지만 밴쿠버는 6월 1일 오전. 6월이 시작되었다.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갑자기 1년 전 나의 블로그 글에 남겨두었던 글이 궁금해졌다. 유튜버 '드로우앤드류' 님의 자기 암시문장에 관한 글이었는데 6월이 시작된 기념으로 짧은 영상을 시청하고 시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1년 전 나는 이런 내용의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했었다.


저는 지금도 그렇지만 어떤 행동을 하는 데 있어 사람들 눈치를 많이 봅니다.

티는 많이 안 날지도 몰라요. 그냥 스스로가 다른 사람들에겐 어떻게 다가갈까? 불편하진 않을까? 를 생각하며 눈치 보고, 그렇게 선택하고 행동했던 거 같네요. 나 스스로가 이렇다는 걸 깨닫는데 까지도 굉장히 오래 걸렸어요. 거기서 사람들 눈치를 왜 봐?, 내가 내 인생 내가 하고 싶은 건 해야지. 이런 말들을 종종 하곤 했는데요, 이런 말들조차도 어쩌면 나의 프레임 안에서 눈치를 보고 신경 쓰며 한 말이 아닌가 싶어요.


전 유튜버 <아빠의사>님 채널 구독했고, 평소에도 보는데 거기서 이런 말을 해주셨어요.


" 다른 사람 호감 사는데 급급해서 나를 꾸미다 보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잊어버리게 되는 수 있습니다.

꾸며지지 않은 진짜 나를 내가 발견하고 따뜻하게 안아줄 수 있을 때 다른 사람도 나를 그렇게 해줄 수 있습니다. "


과연 내가 꾸며지지 않는 진짜 '나'로 얼마나 살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가식적인 거 같으면서도, 인정받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그런 욕구들로 인해 그리고 누군가에게 미움받을까 봐 그게 두려워서 무의식적으로 나온 행동패턴들인 거 같아요. 얼마 전에 '미움받을 용기' 책 리뷰 해주는 너진똑님 영상에서 했던 말이 떠오르네요.


"미움받을 용기 아니,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용기 "


다른 모습으로 사랑받는 '나'보다 있는 그대로의 미움받는 '나'가 더 낫다는 댓글을 어디선가 본 거 같네요. 있는 그대로의 나. 나 다운 것. 어떤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일까요? '나'는 어떤 사람이지?

결국,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야말로

본인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사랑받는 거 같아요.

그러나 아빠의사님께서 자존감만 높은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객관화가 중요하다고도 했죠.

자기 객관화가 없다면, 자기 발전도 없을 것이라고요


또, 당시 나는 '말그릇'이라는 책을 읽고 깊게 감명을 받았었는데 거기에 있는 질문에 대해 비공개 글로 남겨놓은 질응답이 있었다. 날짜까지 정확히 적혀 있었다. 2022년 1월 31일 적은 글이었다. 1년이라는 시간은 짧지만 긴 시간이다. 그리고 1년 전이나 지금이나 결국 '나'는 '나'라는 것이다. 그걸 기록으로 남겨놓은 글로 보았을 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즉, 시간이 흐른 뒤 '내'가 글이라는 같은 공간에서 만났을 때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차림' 할 수 있는 시간이다.


위 포스팅이나 아래 질문들을 읽다 보면 '나'라는 사람은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고, 타인에게 인정받기를 바라고 사랑받기 바라지만, 진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궁금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도 나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고 있고, 여전히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는 중이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던 인연들이 더 소중한 이유는 그들과는 과거의 행복했던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우리는 옛 친구들과 과거의 소중한 추억을 나누며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곤 한다. 그때만큼 행복한 시간이 없다. 돌아갈 수 없기 때문에 더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각자의 서로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서로를 응원하며 살아간다.

오늘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과거의 나를 만나게 되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의 삶에 대해 '나'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다 라는 사실이다. 나와 정말 오랜 시간 함께 해왔던 가족들 조차 나와는 다른 인생을 살아왔다. 그렇기에 평소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알 수 없다. 함께 한 시간이 아니고서는 나의 생각과 감정들을 다른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 오직 '나'만이 알고 오롯이 '나'만 느끼는 감정이다.

 

과거의 하루가 될 오늘, 이 순간. 지금만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감정과 느낌, 생각을 기록한다는 건 결국 미래의 '나'를 위한 것이 아닐까? 미래의 '나'는 과거의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렵다. 어림짐작만 할 뿐이다. 하지만 글, 영상, 사진 등 어떤 매체로 남겨둔다면 우리는 언제든 그 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 나는 밴쿠버에 오고 난 이후부터는 매일, 매 순간 내 생각과 감정을 기록한다.

그리고 이 글도 1년 뒤 미래의 나와 내가 이 공간에서 만날 그날을 약속하면서 쓰게 된 것이다.


아래 질문들은 '말그릇'책에 있었던 나만의 공식 발견하기 위한 문장 완성하기 부분이다. 그중 몇 부분만 지금 나의 상태와 비교해서 공개하고자 한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도 아래 블로그 링크를 통해 들어가 한 번씩 작성해 보시길 바란다.

글로 작성하는 게 힘드신 분들은 음성녹음이나 비디오촬영도 괜찮다. 나는 '글'이 편한 사람이지만 '말'이 편한 사람들은 본인을 위해 음성녹음을 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22. 01. 31  _  2023. 06.01 현재


나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라고 생각해

나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생각해

나는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은 선상의 에너지라고 생각해. 같은 에너지의 사람들이 모여 관계를 만들어 가는 거 같아.


내가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대개 - 때문이야.

내가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대개 나의 자존심, 고집 때문이야.

내가 사람들과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대개 그 사람이 내 의견을 받아들이고 이해해줬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야. 그 사람이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그리고 그 사람이 자신의 방식을 강요할 때.  


나는 누군가에게 -라는 말을 들을 때 힘들어.

나는 누군가에게 그거 아닌데?라는 말을 들을 때 힘들어. 내가 틀렸을 때, 잘못했을 때 그런 부정의 말을 들으면 힘들어.

나는 누군가에게 내 삶에 대한 부정의 말을 들으면 힘들어.


나는 - 한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 관계를 유지하기가 불편해.

나는 처음 보는 사람들, 나보다 더 많은 걸 알고 있고, 그로 인해 나의 잘못된 부분들을 짚어줄 것 같은 사람들과 대화하기가 불편해.

나는 본인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과는 대화하기가 불편해. 그리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우열을 가리려 하는 사람들과는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어.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라는 이야기/평가를 듣곤 해.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아니~~라고 시작한다, 부정하고 들어간다 라는 이야기를 듣곤 해.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래도 잘하고 있네. 부럽다.라는 이야기를 듣곤 해.


나는 이 세상은 - 한 곳이라고 생각해.

이 세상은 더 넓지. 그 넓은 세상을 경험하느냐 마느냐는 ‘나’에게 달려있는 것이고,

결국 이 세상은 ‘내’가 아닐까.. 너무 추상적인가

나는 이 세상은 내가 믿는 대로 이루어지고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해. 삶은 언제나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을 가져다줄 것이며 나의 '세상'은 내가 만들어 가는 것. 그리고 타인의 믿음을 나의 세상 안에 더 이상 가지고 오지 않을 거야.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언제나 -라고 믿었기 때문이야.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그래도 해보자. 같은 사람인데. 나도 할 수 있겠지.라고 믿었기 때문이야.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나를 도와주는 내 곁의 소중한 사람들이 항상 내 곁에 있다라고 믿었기 때문이야. 나는 내 삶에 감사하고 행운과 기회는 언제나 나에게 따라올 거라 믿었기 때문이야.

 

나는 인생을 살면서 힘이 들 때 -라는 말을 떠올려.

나는 힘이 들 때, 떠오르는 말이 그때 그때 다른데,

인생은 과거를 돌이켜보면서 깨달음을 얻지만, 앞을 내다보면서 살아가야 한다.

나는 인생을 살면서 힘이 들 때 이 것보다 더 좋은 게 오려고 힘든가 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힘든 가 보다라고 생각해. 그리고 가장 좋은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말을 떠올려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 해야 한다고 생각해.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조급함,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하고,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지.

내가 정말 행복할 수 있으려면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야 해. 내가 원하는 걸 알고,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행복한 느낌을 받으며 살아야 해. 해야만 한다.라는 강박관념이 아닌.

 

나는 언젠가 반드시 - 하고 말 거야.

나는 언젠가 반드시 여유로워질 거야.

나는 언젠가 반드시 부모님께도 이 넓은 세상을 보여드리고 싶어.

 

내 삶에서 -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어.

내 삶에서 경험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어.

내 삶에서 경험 그리고 나의 경험을 나누는 것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어.


나는 내가 - 할 때 근사해/마음에 들어.

나는 내가 배우고, 터득하고. 인내하며 노력했던 시간들로 하루를 채우고 더 나은 내가 되어 다음날을 마주했을 때 마음에 들어.

나는 내가 원하는 삶을 스스로 만들어가고 있을 때, 그 삶들이 나에게 다가오고 있을 때, 하루하루 더 나은 내가 되어 다음날을 마주했을 때 행복하고 마음에 들어.


나는 - 하는 상황에서 더 예민해져/불안해져/슬퍼져

나는 내가 뒤쳐진다는 생각이 드는 상황에서 더 불안하고 예민해져.

그리고 아무리 발버둥 쳐도 결국 제자리걸음 같은 상황일 때 슬퍼져.

나는 스스로가 제자리걸음이라는 생각이 드는 상황에서 불안해져. 그리고 방향성을 잃었을 때 붕 뜨는 느낌을 받으면서 불안해져. 이 느낌은 내가 체력적으로 지쳐있는 상황에서 더 자주 찾아오는 거 같아.


나의 부모님은 내게 늘 -라고 말씀하셨어.

무슨 말을 자주 들으며 자라왔을까? 남을 배려하며 살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은 거 같네.

나의 부모님은 내게 늘 그래하고 싶으면 해라고 말씀해 주신 거 같아. 그리고 그래도 엄마생각은 ~~ 이게 좋은 거 같은데, 이게 좋지 않을까?라고 말씀해 주셨어.


아마 사람들은 나의 -라는 생각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

아마 사람들은 나의 조급함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

아마 사람들은 나의 갑자기 떠난 내 캐내다 생활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몰라.


내가 가진 한 가지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 했으면 좋겠어.

내가 바꾸고 싶은 생각, 지금 바로 도전해도 괜찮다. 용기를 가져도 괜찮다. 네가 다 안고 있을 필요 없다.라는 생각으로 바꾸고 싶어.

내가 가진 한 가지 생각을 바꿀 수 있다면 나는 내가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갖췄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부분이 생각뿐만 아니라 감정과 함께 일치했으면 좋겠어.

 

내가 지금보다 성장하려면 -라는 생각을 뛰어넘을 필요가 있어.

내가 지금보다 성장하려면 있는 그대로 나도 괜찮다는 생각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좀 더 돌아볼 필요가 있네.

나는 지금보다 성장하려면 있는 그대로 나도 괜찮다.라는 부분을 생각과 감정 다시 일치시킬 필요가 있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구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걸 스스로도 머리로 가 아닌 무의식 속에서도 알 필요가 있어.

 

내가 살면서 바꾸기 어려운 것 중 한 가지는 -라는 생각이야.

내가 살면서 바꾸기 어려운 것 중 한 가지는 그래도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어선 안 된다 라는 생각이야.

내가 살면서 바꾸기 어려운 것 중 한 가지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어선 안 된다 라는 생각이야.

 

내가 반드시 - 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져.

내가 반드시 모든 사람들 마음에 들어야 한다 라는 생각을 버리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져.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반드시 나를 똑같이 좋아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버리면 마음이 가벼워져.

 


내 블로그에 가면, 정말 고맙게도 과거의 내가 질문만 따로 모아서 정리해 놓았다.

https://blog.naver.com/pulsuparoma/222635860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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