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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보구 Dec 31. 2022

다시 새해가 오면

 

해가 저물어가는 광경을 바라봅니다. 한 해를 보내면서 고흥과 여수를 잇는 다리 위에서 저무는 해를 바라봅니다. 해가 붉은 원을 그리며 사라진 산 위로 보라색 노을이 아름답습니다. 사라지는 해를 아쉬워하며 사진을 찍던 사람들이 아쉬움을 접고 자리를 뜹니다. 지나온 시간은 늘 아쉬움과 함께 지나갑니다. 

 다시 계획을 세우고 새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한때는 계획을 지도 그리듯 꼼꼼하게 채운 적도 있습니다. 이제는 그런 계획이 부질없음을 압니다. 세상은 예측한 대로 가지 않고 예상을 벗어나기도 하고, 열심히 노력해도 결실은 미미하고, 기원보다 우려한 대로 실행되기도 하니까요.


 사무실에는 올해 사두었던 책이 청구서처럼 쌓여있습니다. 올해 세웠던 계획이 빚쟁이처럼 따라와 가로막습니다. 꼭 계획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꼭 계획이 있어야 한다면 이번에는 `무엇을(WHAT)`이 아닌 `어떻게(HOW)`에 치중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무엇을`이란 목적을 위해서 집중해 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목적지에 있지 않고 그 과정에 있다.`는 누군가의 표현처럼 `어떻게`를 생각하며 간다면 목표에 대한 압박도 조금 사그라질 것이고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해에는 `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며 시간을 맞이하겠습니다. 과정 속에서 여유도 가져보고, 빠져보기도 하겠습니다. 그런 시간이 쌓이면 행복감이 깊어지겠지요. 


 다시 새날이 오면 더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겠습니다. 시간에 쫓기듯 내몰리지 않겠습니다. 나만의 보폭으로 시간과 함께 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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