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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보구 Jan 21. 2023

그럴 수 있기를

( 나는 의류업을 합니다 )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면 폐만 끼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산다지만 도움을 준 것보다 혜택만 받았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마음속에 가득한 오만을 뭉뚱그려 겸손한 척해보지만 자만심이 고개를 쳐들고 나왔고, 지적 허영기를 호기심으로 혼동하며 살기도 했습니다. 때론 육욕과 물욕을 초탈하고 정신의 고고함을 추구하는 수도사처럼 초연한 척해보기도 했습니다. 사랑보다는 존경을, 관계의 셈법보다 인정을 택하기도 했습니다. 영국인의 `유머`와 프랑스사람들의 `에스쁘리`까지 갈망하다 잠 못 들기도 했습니다.


 한 밤중에 몸이 아파 응급실로 실려간 적이 있습니다. 다행히 새벽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몸이 아프면 삶의 질뿐만 아니라 나와 연관된 모든 것들이 엉망이 됩니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내 맘대로 되지 않습니다. 현 상태를 유지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시간은 가차 없이 지나갈 것입니다.

 퇴원하던 길에 바라본 새벽 별이 생각납니다. 유난히 반짝이던 작은 별. 그 별을 보면서 여행을 가야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올해는 여행을 많이 다니고 싶습니다. 몸과 마음이 평강한 상태로 여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그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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