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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May 24. 2023

재하의 성취 법칙 3단계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세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만의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나 꿈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비해, 정작 성과를 내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목표는 어떻게 성취하는 것일까요? 저 역시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성취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여러 책을 읽어 보았습니다. 그 결과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서는 크게 세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데요. 제 이름을 본떠 '재하의 성취 법칙 3단계'라고 지어보았습니다.



성취 1단계: 올바른 목표

성취를 향한 첫 번째 단계는 올바른 목표입니다. 세상에는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다면 흘러가는 대로 살게 되는데, 애초에 자신에 대해 잘 모르거나 목표가 없다면 무언가를 성취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다만 목표를 가졌다고 해서 바로 1단계를 통과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1단계를 '올바른 목표'라고 표현한 것은 올바르지 않은 목표도 있다는 뜻입니다. 올바르지 않은 목표의 첫 번째 유형은 '열정이 부족한 목표'입니다. 억만장자가 되겠다거나, 세계적인 농구선수가 되겠다는 등 자신의 꿈을 분명히 밝히면서 생생하게 그려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을 제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위 목표만 있을 뿐, 이를 지탱해 줄 하위 목표가 없는 것입니다. 자기계발서 <그릿>에서는 이를 '긍정적 환상'이라고 부르는데, 낙관적 미래만을 떠올리고 그것을 달성할 방법, 특히 중도에 마주칠 장애물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는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손해라고 말합니다.


또 다른 올바르지 않은 목표의 유형에는 '지나치게 다양한 목표'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해당 목표들 간에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경우입니다. 오하마의 현인으로 불리는 투자 귀재 워렌 버핏도 목표 조절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버핏은 목표를 정할 때 먼저 떠오르는 25가지를 적고, 이후에 자신을 성찰해 가면서 그중에 가장 중요한 목표 5개만 표시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표시하지 않은 20개를 찬찬히 살피고, 그 20개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표시하지 않은 20개의 목표는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고, 더 중요한 목표에서 시선을 분산시킬 일이라는 것입니다. 올바른 목표를 지닌 분들이라면 버핏의 방식으로 목표를 정리해 보았을 때, 바로 떠오르는 목표 중 대부분이 상위 목표와 연관된 목표일 것입니다.



성취 2단계: 실행력

올바른 목표가 있다고 해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성취할 수 없습니다. 아마 여러분 주변에도 항상 어떤 것을 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정작 다음에 만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것입니다.


목표 실행에 장벽이 되는 것 중에 하나는 막연한 두려움입니다. 사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자연스러운 본성입니다. 선사시대 유목민들은 식물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모르는 식물을 먹었을 때 독으로 인해 죽는 경우가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도전을 했던 일부 유목민은 맛있는 식사를 하거나, 더 나아가 농경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도전은 마찬가지로 두려움을 유발하지만, 이제 웬만한 도전의 대가는 죽음보다 작고, 성취의 보상은 맛있는 식사보다 큽니다.


여전히 실행이 망설여진다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의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를 사용해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후회 최소화 프레임워크'는 베조스가 아마존 창업을 결정할 때 고안한 방법으로, '80세가 된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때 과거를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을 선택인가?'를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목표를 실행하지 못하는 또 다른 이유는 거창하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뉴스레터가 제 최상위 목표는 아니었지만) 제가 뉴스레터를 시작할 때, 지금처럼 몇 천 명의 구독자를 모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 저는 아마 시작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높은 기준을 달성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실행한다면 조금씩 목표를 성취할 확률이 높아질 것입니다. 하지만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은 0%가 될 것입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뉴스레터예요!


성취 3단계: 끈기(grit)

저는 작년까지 실행이 성취의 마지막 단계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창업을 간절하게 원하고 서비스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으니, 창업하기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실행은 목표를 향한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결국 마지막에 성취의 여부를 가르는 것은 끈기입니다. 미국에서는 그릿(grit)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일이든 꾸준히 해야 배움이 있고 발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실행을 잘하는데 그릿이 없는 사람은 개발자를 해보고, 몇 달 후에 디자이너를 하다가, 아예 다른 분야로 이직하곤 합니다. 꼭 직무가 아니더라도 운동이나 실내 자전거나 스웨터 떠주기처럼 어떤 일을 막 시작했다가 빨리, 그리고 자주 그만두는 사람은 많습니다. 어느 날 하루 기울이는 노력보다는 다음 날, 그다음 날도 눈을 뜨면 러닝머신 위에 올라갈 수 있는 각오가 더 중요한 것입니다.


실제로 저 역시 그렇게 끈기가 대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어렸을 때부터 배운 지 얼마 안 된 취미를 금세 싫증 냈고, 지금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데 실패하고 있습니다. 다만 노력하면 끈기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저는 뉴스레터를 운영하며 끈기의 중요성에 대해 많이 깨닫게 되었습니다. 처음 몇 달간은 구독자가 100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글을 쓰고 뉴스레터를 발행하다 보니 어느새 몇 천 명의 소중한 구독자분들과 함께하는 뉴스레터가 되었고,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한 광고 제안, 기고 제안, 브랜딩 등의 효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3단계까지 성취한 경험은 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높아지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성취의 과정: 유망주 - 연습생 - 프로

스스로 법칙을 만들어보니, 세상의 많은 성취가 해당 법칙에 적용되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이돌도 이러한 성취의 과정을 겪게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아이돌을 목표로 하는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외모나 춤과 노래가 뛰어나다면 주변에서 아이돌에 도전하라는 말을 많이 듣게 될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유망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망주가 고민 끝에 꿈을 실천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이제 연습생이 될 차례입니다. 칭찬을 많이 듣던 유망주는 자신이 금방 아이돌이 될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연습생 생활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외모, 춤, 노래가 뛰어난 친구들이 많고, 데뷔를 하기 위해서는 그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마침내 어렵게 데뷔를 하더라도 바로 성공할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좋은 노래를 받거나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오랜 무명 생활을 끈기 있게 견뎌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이러한 성취의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저는 창업을 꿈꾸는 사람으로서 작년까지 유망주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영학과 출신으로 개발자가 되어 웹, 앱, 서버 개발을 직접 할 수 있게 되었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거나 뉴스레터를 운영하는 등 자기 계발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스스로 유망주라 생각했고, 창업을 하면 오래 지나지 않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2023년 1월에 두 번째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안정적인 삶과 탄탄한 성장의 길을 뒤로하고, 창업을 위해 퇴사를 한 것입니다. 저는 퇴사할 당시만 하더라도 스스로를 유망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예비창업가의 세계에도 연습생의 세계처럼 정말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존재했고, 성취는 생각보다 가깝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저는 '어렵다고 금세 포기하면 3단계에 들어서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앞으로 제 최상위 목표인 '창업'을 성취하기 위해 끈기 있게 나아갈 예정입니다.


노션에 정리한 창업 도전기. 추후 콘텐츠로 다뤄볼게요!



오늘은 성취에 대한 제 이론을 한 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마 이 글을 읽고 목표를 세우는 것, 실천하는 것, 끈기있게 도전하는 것이 재능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존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목표를 찾는 것도, 실행하는 것도, 끈기를 갖고 이어나가는 것도 노력의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릿>의 저자 앤절라 더크워스는 '성취 = 재능 x 노력^2', 즉 성취는 재능 곱하기 노력의 제곱이라고 말합니다. 재능과 노력이 곱해지면 기술이 되고, 기술과 노력이 곱해지면 성취가 된다는 것입니다.

A. 재능 x 노력 = 기술
B. 기술 x 노력 = 성취
-> 재능 x 노력 x 노력 = 성취


저는 앞으로도 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 예정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성취하기를 바라며, <탁월성의 일상성>의 저자인 사회학자 댄 챔블리스의 말로 글을 마치겠습니다.


“최상급 기량은 사실 수십 개의 작은 기술 및 동작 하나하나를 배우거나 우연히 깨치고, 주의 깊은 연습을 통해 습관으로 만들고, 전체 동작으로 종합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부분 동작들 중에서 비범하거나 초인적인 동작은 하나도 없다. 정확하게 실행된 동작들이 합해져 탁월한 기량이 나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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