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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하 Jul 26. 2023

커뮤니케이션 스킬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습니다.

<스틱>을 읽고나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중요할까요? 많은 사람들은 뛰어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는 전달 방식이나 언변이 특출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의사소통에 대해 조언하는 콘텐츠는 주로 전달 방식에 관한 충고를 늘어놓습니다. ‘허리를 세우고 어깨를 펴야 한다', '상대방과 시선을 마주치며 적절한 손동작을 활용해야 한다', '많이 연습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달달 외운 것처럼 무미건조하게 말해서도 안 된다’와 같은 내용이 그러합니다. 때로는 대화의 구조에 대해 조언해주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중요한 것을 먼저 말해야 한다', '청중의 주목을 끄는 것이 중요하며, 농담을 하거나 재미있는 일화를 들려주어야 한다' 등의 내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에 남거나 영향을 받았던 내용을 생각해 보면, 꼭 말하는 사람의 전달 방식이 뛰어났던 것은 아닐 것입니다. 외향적이라고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역량이 필요할까요?


저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메시지'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주목을 끌더라도 메시지가 적합하지 않으면 금방 잊어버리게 됩니다. 이처럼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은 전달 방식이 아니라 내용에 있습니다. 책 <스틱>은 이러한 메시지에 대한 법칙을 다루고 있는데, 오늘은 해당 내용을 참고하여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메시지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출처. unsplash


커뮤니케이션의 종류

우선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일까요? 기업의 채용공고를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사람', '의사소통을 잘하는 사람'을 우대한다고 명시해 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일을 하다 보면 서로 다른 직무 간에 의견을 나누거나, 상사와 부하직원 간에 피드백을 주고받거나, 고객에게 서비스를 알리거나, 여러 사람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해야 하는 경우 등 다양한 종류의 커뮤니케이션 상황이 발생합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러한 모든 종류의 커뮤니케이션에는 메시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하는 지식의 저주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어려운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사람을 떠올려보면 그렇게까지 많은 사람이 떠오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똑똑하다고 커뮤니케이션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지식이 없다고 못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스틱>에서는 이를 '지식의 저주'라고 표현합니다.


우리는 어떤 지식에 익숙해지면, 그것을 모르던 시절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저 역시 개발을 처음 공부할 때는 헷갈리는 부분(예를 들어 파이썬 함수의 return과 print의 차이)이 있었는데, 지금은 왜 그게 헷갈렸는지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사람들은 직무에 따라서, 직급에 따라서, 연차에 따라서 갖고 있는 지식이 다릅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다른 사람들도 해당 지식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서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학 시절 교수님의 강의를 생각해 봅시다. 교수님은 웬만한 대학생의 일생보다 많은 기간 동안 공부를 하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교수님들의 강의가 기억에 남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많은 지식을 갖고 있다 보니, 대학생의 입장을 이해하기 어려워진 것입니다. 그리고 기획자와 개발자가 함께하는 조직을 보면, 기획자 입장에서는 개발자가 다 안된다고 하는 것 같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기획자가 개발적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기획만 갖고 오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모든 상황이 지식의 저주로 인해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문제인 것입니다.


출처. unsplash


저주를 극복할 수 있는 메시지 만들기

'언제나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고 행동하자'. 제가 평소에도 의식하려고 노력하는 제 삶의 태도입니다.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기 위한 훌륭한 마음가짐이지만, 생각만으로는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지식의 저주는 무의식의 영역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달하는 메시지 자체를 신경 쓴다면, 우리는 지식의 저주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스틱>에 따르면, 성공적인 메시지에는 유사한 특징들이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성공적인 스티커 메시지를 만드는 '공식'은 없지만, 기억에 남는 메시지들은 모두 공통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들은 메시지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높여준다는 것입니다. 마치 농구선수와 같은 셈입니다. 훌륭한 선수는 누구나 큰 신장과 스피드, 민첩함, 파워 그리고 게임의 흐름을 읽는 능력 등과 같은 뛰어난 자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능력을 갖춰야만 훌륭한 농구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상 훌륭한 가드들 가운데에는 신장이 180cm도 채 되지 않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이 같은 장점을 갖췄다고 해서 모두 다 위대한 선수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키는 커도 농구실력이 출중하지 못한 선수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만일 동네에서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팀을 짜서 농구를 할 기회가 생긴다면, 아마 여러분도 키가 큰 사람을 우선적으로 고를 것입니다.


성공적인 메시지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스틱>에서 소개하는 기술 중 하나는 (낯선 사람들 중에서 신장 180 센티미터의 건장한 남성을 자신의 팀으로 선택하는 것처럼) 잠재성을 지닌 메시지를 알아보고 만드는 능력을 키우는 것인데요, 성공적인 메시지가 공통적으로 가진 특징에는 여섯 가지가 있다고 합니다.


1. 단순성 (Simplicity)

한 유명한 변호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법정에서 열 가지 주장을 펼친다면, 설사 그 열 가지 주장 모두가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 할지라도 평결을 내리는 배심원들은 그중 단 하나도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즉, 단순해지라는 것은 정보의 수준을 낮추거나 간단한 요약문을 만들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기서 '단순'의 정확한 개념은 메시지의 '핵심'을 찾으라는 의미이며, '핵심 찾기'는 곧 메시지를 한 꺼풀 한 꺼풀 벗겨내어 그 한가운데 숨어 있는 본질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핵심에 이르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요소들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데, 정말로 어려운 부분은 중요하면서도 '가장 중요하지는 않은' 메시지를 제거하는 일입니다.


<스틱>에서는 사우스웨스트 항공사의 창업자인 허브 켈러허의 예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허브 캘러허가 말하길, "마케팅 부서의 트레이시가 당신을 찾아왔소. 그녀가 말하길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휴스턴발 라스베이거스행 여객기 승객들이 비행 중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거요. 그때까지 우리 회사가 제공하는 간식거리는 땅콩뿐이었는데 트레이시는 맛있는 치킨시저샐러드를 메뉴에 포함시키면 승객들이 좋아할 거라고 했소. 자, 그럼 당신은 뭐라고 대답하겠소?" 질문을 받은 사람이 잠시 머뭇거리자 켈러허가 말했다. "그럴 때는 이렇게 말하는 거요. '트레이시, 치킨시저샐러드를 추가해도 우리 회사가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을 수 있을까?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우리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빌어먹을 치킨샐러드는 서비스할 필요가 없네."

켈러허의 의도는 명백합니다. "사우스웨스트는 가장 저렴한 항공사다." 이는 아주 단순한 메시지지만 30여 년간 효과적이고 유용한 방식으로 사우스웨스트 직원들을 이끌어왔습니다.


2. 의외성 (Unexpectedness)

의사소통에 있어서 첫 번째 난제는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바로 '패턴을 파괴하는 것'인데요, 인간이란 일관된 패턴에 기가 막힐 정도로 재빨리 적응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미국 국민의 대다수가 '연방 정부가 해외원조에 지나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라고 느끼는 상황에서, '미국이 해외원조에 적정한 비용을 쓰고 있고, 오히려 액수를 늘려야 한다'라고 주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메시지를 던져야 할까요? <스틱>에서 소개한 예시를 살펴보면 보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해외원조 프로그램은 미국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고 있다는 미국민들의 믿음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대중은 우리가 다른 국가들을 돕기 위해 엄청난 액수의 돈을 쓰고 있다고 믿지만, 사실은 다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 국민들이 연방 정부가 해외원조에 예산의 10~15퍼센트를 소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상 우리가 해외원조에 쓰는 비용은 1퍼센트 도 채 되지 않으며, 이는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낮은 비율이다. 사하라 이남에 위치한 모든 아프리카 국가들은 통틀어 10억 달러의 경제원조를 받고 있다. 만일 전 국민이 날마다 마시는 탄산음료를 한 달에 한 잔씩만 줄인다면 아프리카에 보내는 구호기금을 현재의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전 국민이 1년에 영화를 한 편씩만 덜 본다면 아프리카와 아시아로 가는 원조금을 두 배로 늘릴 수 있다.

해당 메시지는 수십억에 달하는 숫자보다 훨씬 이해하기 쉬운 퍼센트를 강조하고 탄산음료와 영화로 비유를 들며 금액을 구체적이고 실감 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자비로운 미국'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에 정면으로 도전했습니다.


출처. unsplash


3. 구체성 Concreteness

속담은 오랫동안 살아남은 성공적인 메시지의 전형으로, 추상적인 진리를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서로의 지식이 다른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설명이야말로 청중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동일한 의미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저자는 구체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구체성은 목표를 투명하게 만든다. 투명성을 필요로 하는 것은 비단 초보자들뿐만이 아니다. '위대한 차세대 검색 엔진'을 목표로 하는 소프트웨어 회사가 있다고 치자. 이 회사의 사무실에는 거의 비슷한 수준의 지식을 갖춘 프로그래머 두 명이 나란히 앉아 있다. 그중 한 명에게 '위대한 차세대 검색 엔진'이란 콘텐츠가 불확실하다 할지라도 웹상에 올라와 있는 모든 관련 항목들을 완벽하게 잡아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뜻한다. 한편 다른 한 명에게는 속도, 즉 최대한 빨리 유용한 검색 결과를 제시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이런 경우 아무리 두 사람이 열심히 노력한다 해도 회사의 목표가 구체적으로 설정되기 전에는 확실한 결과를 창출할 수 없을 것이다.


4. 신뢰성 Credibility

사람들은 무엇에 관해 예시를 들 때 본능적으로 큰 숫자를 내미는 경향이 있는데, 많은 경우 그것은 잘못된 접근법입니다. 1980년 미국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지미 카터와 맞선 레이건은 경제 침체를 입증하는 증거로 복잡하고 끝없는 통계수치를 제시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유권자들이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는 간단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러분, 투표를 하기 전에 마음속으로 한 번만 물어보십시오. 과연 나는 4년 전보다 더 잘살고 있는가?" 이처럼 신뢰성은 꼭 권위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친구의 이야기나 스스로를 향한 질문과 같은 반권위에서 찾을 수도 있습니다.


5. 감성 Emotion

우리는 같은 사람에게 감정을 느끼며, 추상적인 개념에는 별다른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자극해야 할 적절한 감정을 찾아내는 것인데요, 이를테면 10대 흡연 청소년들에게 담배의 유해성을 상기시키는 것은 그리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오히려 거대 담배회사의 표리부동한 행동을 알려줌으로써 반발심을 자극한다면 금연열풍을 훨씬 강하게 일으킬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6. 스토리 Story

스토리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식을 제공하는 동시에, 행동에 대한 동기를 만들어 줍니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메시지는 사람들이 각별하게 여기고 신경 쓰도록 만들고, 적절한 스토리는 행동을 고취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출처. yes24


오늘은 책 <스틱>을 참고하여 커뮤니케이션과 메시지에 대해서 다루어 보았는데요, 여러분은 메시지에 대한 내용을 듣고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저는 제 메시지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스틱'될 수 있도록, 이번에 다룬 내용을 틈틈이 공부해서 추후 마케팅을 하거나 블로그를 쓸 때 활용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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