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처럼 되긴 싫어!"라고 말하지는 말아다오
14개월 차의 어느 날부터인가, 아이는 혼자서 아기 욕조에 들어가는 것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늘 하던대로 물을 받아놓은 욕조에 앉혔더니 그 순간부터 입을 삐죽거렸다. 이내 몸을 좌우로 흔들어대고 고개는 상하로 끄덕거렸다. 인상을 쓰고서 눈을 꼬옥 감은 채 으아앙- 하고 성마른 울음을 터뜨렸다. 눈에는 금세 눈물 방울이 그렁그렁 맺혔다. 곧이어 욕조에서 탈출하려고 팔다리를 버둥거리고 난리였다. 물은 사방팔방으로 튀고 우리는 난데없는 물벼락에 온 몸이 흠뻑 젖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얌전히 앉아서 목욕을 하던 녀석이 대체 왜 이러는 걸까. 도무지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렇다고 목욕을 사나흘에 한 번 꼴로 게으르게 할 수는 없었다. 코로나 19 시국에도 조심스러운 외출을 게을리하지 않던 중이었다. 아이도 답답해하니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 정수리에 뜨거운 불구덩이를 이고 다니는 듯한 요즈음의 날씨 때문에 바깥 나들이를 다녀오면 나도 아이도 몸에 땀이 흥건했다. 하루에 한 번은 꼭 목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씻는 걸 하루 건너뛰었더니 아이 몸에서는 쿰쿰한 쉰내가 났다. 이게 어디서 나는 무슨 냄새야, 킁킁. 아이쿠, 우리 진이 냄새구나. 아주 어린 아가였을 때는 땀이고 오줌이고 똥이고, 죄다 향긋한 내음이 났었는데 이제 제법 컸다고 어른의 그것과 비슷한 고약한 냄새를 풍겼다. 지금 먹는 이유식을 졸업하고 우리가 먹는 양념된 어른 밥을 같이 먹게 될 때 즈음이면 얼마나 더 고약한 냄새가 날까. 한참 후의 일을 벌써부터 걱정이다.
※ 책 발간으로 인해 기 발행 글은 비공개로 전환했습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806655
(알라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