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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BFirefly Mar 27. 2019

        물


나는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낮은 곳의 빈 데를 찾아 어김없이 채운다.

그대는 나를 움켜잡을 수 없다.

그대는 나를 그물로 뜰 수 없다.

나는 엎드려 있다.

그대도 나를 닮으면 늘 편안할 것이다.


나는 그대에게로 스며든다.

나는 그대를 가득하게 한다.

그대는 나를 움켜잡을 수 없지만

나를 느낀다. 나에 젖는다. 나에 취한다.


나는 늘 아래로 아래로 갈려고 한다.

나는 늘 낮은 데서부터 있을려고 한다.

그대는 나를 해머로 부술 수 없다.

나는 늘 살아있다.

나는 그대를 살게 한다.

나는 그대에게 아래로부터 스며들어

그대를 살게 한다.


    --- 03/30/1999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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