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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인적인 체험 Mar 07. 2018

[한 술] 삿포로, 아주 소소한 먹방

북해도 겨울의 맛 - 식당, 편의점 그리고 ...

  매거진 연재를 쉬는 2월, 삿포로에 다녀 왔다. 삿포로 눈축제 기간에 맞추어 나홀로 떠난 4박 5일의 여행. 다시 시작을 알리는 글인 만큼, 무겁지 않은 내용을 적고 싶어 데려왔다. 이른바 '삿포로, 아주 소소한 먹방-별별 랭킹'이다!

  나는 동행이 없으면 여행지에서 굳이 먹을 것에 신경을 쓰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먹는 것을 안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맛을 적극적으로 탐험하는 미식가가 되기에는 굉장히 먼 기질과 미(味)적 센스를 지니고 있다. 나에게 정말 맛있는 음식은 일년에 한 두번 만날까 말까이고, 대부분은 괜찮은 정도이다. 그렇다고 해서 까다로운 것도 아니어서, 나는 괜찮은 음식들을 (달달한 후식과 함께) 만족하며 먹는다. 적당히 짜고,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 있으며, 흐물흐물한 식감이 아니면 된다. 이 말에서 혹자는 눈치를 챘을 수도 있지만, 한국 음식은 대부분 괜찮지만 해외에 나가서는 조금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는 말도 된다.

  일본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고, 나도 한국화된 일식 요리는 꽤 좋아하는 편이지만 여행을 앞두고 걱정이 된 것은 사실이다. 이빨이 없어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음식은 느끼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튀김 요리는 평소에도 잘 먹지 않는다. 달달한 디저트는 좋아하지만 단 식사요리는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삿포로, 일본 하면 먹방이 또 빠질 수는 없지 않는가. 나는 홀로 씩씩하게 먹어보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살이 쪄서 돌아왔다.)



삿포로, 아주 소소한 먹방 - 별별 랭킹

★★

한국에선 안파는 걸까? 먹을 수 있으면 다시 먹고 싶다. (해외여행하며 별 다섯 개는 대만 여행갔을 때 딘타이펑 본점가서 딤섬 먹었을 때가 최초이자 마지막인 것 같다.)

눈축제 오도리공원에서 구경하는데 현지인들이 미친듯이 사먹길래 나도 자연스럽게 줄서서 사먹었는데 종류별로 다 먹어볼 걸 그랬다. 정체가 뭔지도 모르겠다.


★★

나와 비슷한 입맛이라면, 한 번 먹어보는 것도 추천. (그렇다고 꼭 먹어야 한다 그런 것은 아닌...) 혼자 갔을 때 눈치 받은 음식점은 하나도 없었고, 가격대도 한국 물가와 비슷했다. 다시 내가 북해도에 간다면 (여건이 되면) 다시 시도해볼 것 같은 음식들이다.

유명한 pino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아이스크림만 있는 나로서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은 숙명 같은 일이었다. 가격도 괜찮았던 것 같고, 다시 가면 또 사먹을 것 같다.
문구류 구경을 좋아하는 나에게 삿포로역 loft는 천국이었다. loft 있는 건물 10층에 있는 스프 카레집 라비. 줄 서기 싫어서 적당히 체인점으로 왔는데, 닭볶음탕 같고 좋다.
버스투어 중 비에이에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데, 그 때 간 벤베루. 준페이는 너무 붐빈다해서 선택했는데 가게 분위기도 너무 좋고 음식도 무난, 주인분도 친절. 덜붐벼서 좋았다
다 먹고 나서 기록에 남기고자 다급히 사진을 찍었다. 맛있더라. 다시 가면 사먹어야 겠다. 가격도 괜찮았던 기억이다.
삿포로의 양고기는 모두 한곳에서 공급한단다. 줄서기 싫어서 간 스스키노의 RAM. 주인 분들도 친절하고, 고기니까 맛이 없기도 힘들었다. 줄을 안선다면 갈만하다.

★★

눈에 보이면 한 번 사먹을 법한 것들을 별 두개로 두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결코 찾아 헤맬 필요는 없을 것 같은 정도의 맛이다. 북해도 한정이라는 문구에 많이 현혹되는 분이라면 나처럼 아마 지나치지 못하고 사먹을 것 같다. 요즘에는 한국에도 워낙 다양한 세계 과자를 팔고 있지 않는가?

신치토세 공항 국내선 르타오 콘 아이스크림. 마리아쥬인가 Best 1로 먹었으나 느끼했다. 이런 건 가격을 60~70%로 해서 절반만 팔았으면 좋겠다.
편의점에서 샀다. 포키는 저 하트 모양 커팅이 귀여워서 샀는데, 별 특별한 맛이 없고 우유는 북해도에서만 판다고 해서 먹었는데 느끼하다. 느끼한(풍부한..) 유제품 좋아하면 괜찮다
세이코 마트에서 산 것 같은데, 포장도 예쁘고 가격도 괜찮았다. 회사에 몇 봉지 사와서 돌리고, 몇 개 남겨놨다. 녹차 키캣은 한국에도 많으니까 회사용 기념품으로 추천해본다.
삿포로에서만 판다는 삿포로 클래식을 숙소로 하루에 하나는 사다 날랐다. 캔 디자인이 예뻐서 찍어뒀다. 숙소는 토요코인 에키키타 구치. 만족했다. 노란색 이불 빼고...
북해도, 북해도에서도 세이코 마트에서만 판다는 멜론 아이스크림. 우리 붕어싸만코 같은 친구인데 먹을만 했다. 삿포로 지하 보도에 세이코 마트있으니 눈에 보이면 가보는 것도 괜찮다.
비에이 버스투어 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서 샀는데 100엔 짜리인데 양이 많았다. 한국보다는 질소를 아끼느라 과자를 덜 보호해서... 버스 히터에 금방 녹아서 조금 슬펐다.
그 유명한 로손 편의점의 모찌롤과 인기 만점 바리스타트 커피. 음...먹을만 하다. 
아마 스텔라 건물에 있는 부타동 잇핀. 인기가 많다던데 나는 대기가 없이 들어 갔다. 아는 맛이다. 달고 짜고 매우 안전한 맛이 있는 음식이다. 특별한 것은 모르겠다.
삿포로에서만 판다니까 삿포로 클래식은 가서 먹어도 좋은 것 같다. 
맛있는데, 한국에서도 판다. 삿포로에서도 인기가 많더라. 리모콘은 내가 간 기간이 평창 올림픽 기간이어서... 항상 내 곁에 있었다.
우유를 안아끼는 것은 참 좋지만, 혼자 다 먹기엔 느끼했던 키노토야 아이스크림. 둘이서 하나 시켜서 먹으면 좋을 것 같다. 나는 혼자여서...
스스키노 라멘 골목에서 줄이 없는 라멘 집에 들어갔다. 참 짰고, 현금만 받아서 여기도 탈세가 문제로구나 했다. 맛은 뭐 괜찮았다.


당연히 다 먹을 만한 음식이지만, 당신이 한국에서도 잘 먹지 않았던 종류의 음식이라면 굳이 도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다 괜찮지만, 내가 별 하나를 준 것은 한국에서도 비슷한(혹은 더 맛있는) 것을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어서다. 지극히 주관적이니 혹시 맛있다고 생각했다면 내 입맛이 잘못했다. 

신치토세 공항 국제선 라면 파는 거리 근처 식당. 자리가 많아서 갔고 기대를 안한 만큼 맛도 없어서 굳이 이름을 안찾아봐도 될 것 같다.
나는 북해도 한정!이란 문구에 약하다. 옥수수로 만든 과자라길래 바삭한 걸 기대했는데 왜 또 가운데가 폭신한 걸까? 맥주 안주로 좀 먹다가 남겨서 버렸다. 취향의 문제인 듯.
맥주에는 원래도 잘 안먹어서 음 맥주구나 하고 먹었고(그래도 블랙보다 그냥 삿포로 클래식이 나음) 다들 그냥 그냥 편의점 음식들이었다. 
평소에도 술을 안먹는 인간이 여행 가서 먹는다고 딱히 더 맛있거나 하진 않는다.
중고등학교 때 매점에서 팔았던 옥수수크림빵이 더 맛있는 것 같다. 느끼해서, 느끼한 옥수수 크림 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격 대비 엄청 만족할 것 같다. 나는 크림을 안먹는데..




그리고 사진 몇 장. 겨울의 삿포로, 결론적으로 좋았다. (가장 좋았던 JR38 타워의 사진은 없지만!) 비에이 투어는 사진처럼 한적하지 않고, 눈꽃축제는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다는 것만 알고 간다면 크게 실망할 일도 없는. 적당히 붐비고 적당히 자연이 있고 적당히 쇼핑도 할 수 있는 이 도시가 나는 마음에 들었다. 아마 한 동안은 다시 일본에 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어쩐지 일상이 답답해져 힘들게 느껴질 때 나는 이곳을 떠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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