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2.19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반장을 했습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년간 10번의 반장과 1번의 부반장을 했던 기억에 납니다.
중요한건 아니나, 남들이 보면 너는 참 부끄럼이 없고, 외향적이구나 라고 생각했을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지금생각했을때 부끄럼을 참았던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감투를 쓰고 싶다는 생각에 견뎠던것 같습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끼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남들처럼 춤을 잘추거나, 노래를 잘 부르거나, 개인기가 있거나 그러지 못했고,
평범하게 공부하고 평범하게 운동하고 평범하게 뛰어놀줄 아는 그런 친구였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못하는게 없다 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덕분에 반장, 팀장, 모임 대표 등의 감투를 많이 쓰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집에서 반장 선거때 발표할 대본을 쓰고 부모님 앞에서 부끄럽지만
발표했던 기억에 납니다. 어린 학생이 손을 불끈 쥐면서 발표하는 연습도 해보고,
'ㅇ'이 들어간 단어가 문장 첫 단어일때 살짝 말을 더듬던 습관을 알아채고,
단어를 바꿔가면서 연습했던 기억도 납니다.
그렇게 저는 성공적으로 반장 선거도 치르고 반장이 되었던 기억에 납니다.
좋았던 기억도 잠시, 곧 있을 수학여행, 수련회, 장기자랑등에 반장인 저는 불려나가야만 했습니다.
이때는 너무나 스트레스였습니다.
나는 잘하는것도 없는데? 춤도 못추고 노래도 못하는데?
성대모사도 못하고, 인기있는 아이돌도 모르고, 만화영화고 거의 못봐서 모르는데?
내가 잘하는건 수학 오답노트? 내가 잘하는건 뭘까.
이런 생각이 꼬리를 물면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던 기억에 납니다.
그렇게 위기와 기회를 오가며 학창시절 12년을 보냈고, 마침내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대학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과대표를 했고, 동아리회장을 했고, 여러 모임에서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친구였습니다.
물론 공부는 평범하게, 연애도 평범하게, 대학생활도 평범하게 했습니다.
술 좋아하고, 노는거 좋아하고, 당구치고 때로는 과제를 한다고 카페에서 밤을 새는둥 마는둥
그런 평범하게 재밌는 대학생활을 했습니다.
다만 초중고 학창시절과 달랐던 점은 있습니다.
더이상 부끄럼을 참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이때부터는 못하는걸 인정했습니다. 친구들이 노래방을 갈때는
나는 노래방 안갈래, 근처에서 당구치거나, 카페가서 수다나 떨자 라고 말하고,
노래랑 춤을 좋아하는 친구들과는 자연스럽게 친해지지 않았습니다.
이 친구들과 안친해져도 다른친구들이 있고,
또 노래 춤 말고도 충분히 놀거리가 많고 즐길거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음을 가지니, 친한친구들과 노래방가서 못부르는 노래를 한두곡 부르고
친구들이 못부른다는 놀림과 질책에 진심으로 웃으며 친구들의 노래를 감상하는
여유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20살부터 24살까지 이어온 이러한 생활은
'내가 가는길이 옳은 길이다' 라는 저의 신조를 만들게 되었고
지금 30살까지 그 신조를 옳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오고 있습니다.
ROTC로 군대생활을 하며, 군대 안에서도 내맘데로 했던 군생활,
그래서 이쁨받기보다는 지 할만큼은 하는 놈 이라고 평가받았던 군생활이 기억에 납니다.
회사에 입사해서도 3년간 일을 해오면서
내가 가는길이 옳은 길이다라는것을 계속 생각해보고 있습니다.
최근 이직에 대한 고민이 많아지고, 현재 하고 있는 업무의 미래발전가능성이 조금씩
의심되기 시작하는 상황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부끄럼을 참고 어떻게 장기자랑을 고민하던 나에서
최근은 근로소득을 줄이고 자본소득을 늘리기 위한 공부를 더 해야할지, 아니면 근로소득을 조금더 높이는 공부를 더 해야할지 고민하고
더 나아가, 소득이 아닌 내가 하고싶은 일, 내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일 즉, 나의 본질에 대해서 고민하는 나로 변한것이 뭔가 기특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결론적으로 8살 초등학교 1학년때 학교에 들어가 30살이 되기까지 22년동안, 사회성을 길러온것 같습니다.
생각이 점점 성숙하고, 이제는 이런 생각을 글로 써내려가고자 노력하는 것이
살아가고 있다고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