얽히고설킨 세상
선線이 없으면
안 되는 세상
만남도
이별도
클릭 한 번이면
해결되는 세상
접촉接觸의 세상일 때는
접속接續을 동경했는데
접속만 아는 이들은
접촉을 동경할까
접속이 난무하는 지금
접촉의 진실은
가슴에 묻힌 채
흐릿한 눈은
접속만을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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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인해 원격수업이 시작된 지도 2년 가까이 되고 있다. 작년 초반의 대혼란을 생각하면 식은땀이 흐르지만 지금은 모든 게 안정적이다. 다만 이러한 급물살이 가히 긍정적이지만은 안다는 생각이다. 작년 초반에 비해 기기들이 점점 업그레이드되면서 다양한 최신 기기들이 교실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외부기기인 노트북, 대형 TV, 와콤(전자유도식 무전원 펜)은 물론 각종 프로그램들이 pc에 설치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담임은 아침마다 양손에 기기들을 잔뜩 들고 교실에 가서 설치하기가 바쁘다.
노트북 전원, 마우스선, TV 화면 연결선, 와콤 연결선 4개, USB 멀티젠더 등 선이 너무 많아 또 멀티 탭까지 연결하면 줄이 장사진을 이룬다. 이렇게 설치해도 집집마다 환경에 따라 인터넷이 원활하지 않으면 화상수업 도중에 튕겨나갔다 다시 들어오기를 반복한다. 이제 화상수업도 핸드폰처럼 사람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족쇄가 되어가는 듯하다.
90년대 초반 컴퓨터 보급이 급속도로 활기를 띠면서 일상에도 큰 변화가 불어 닥쳤고 영화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1997년도에 개봉한 한석규, 전도연 주연의 ‘접속’은 흥행 대박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접속만 하면 언제 어디서든 그리운 사람은 물론 낯선 이와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 사람들을 흥분하게 했다.
사람들의 마음을 빼앗은 것은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불티나게 컴퓨터가 팔려나갔고 나 또한 pc통신망인 천리안으로 채팅을 하며 접속 대열에 합류를 했다. 당시 천리안이 요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역할을 했으니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듯하다. 다만 우리 세대는 접촉에 익숙했기에 접속을 동경했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접속은 접촉의 단점을 최대한 보완하여 인간의 소박한 욕망을 성취시켜주는 신비의 묘약과도 같았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접속에 길들여졌고 그때보다 더욱 화려하고 정교하기 때문에 접속이 안 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좌불안석이 되거나 난폭해지기도 한다.
꼭 지금 세대만이 아니더라도 지금을 사는 우리들 또한 가끔 무방비 상태로 정전이 되거나 인터넷이 안 될 때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고 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있다. 그 공백의 시간을 무엇으로 채워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기기와의 접속이 아닌 사람과의 접촉의 진정한 가치를 잊지 말아야 하고 그 가치의 소중함을 지금부터라도 아이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 접속接續 / 2021. 10. 3.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