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세월을 거느리는
독야청청獨也靑靑 소나무도
솔방울 속의 씨앗에서
비롯되었음이니
한 알의 씨앗 속에는
고귀한 영혼이
숨을 쉬고 있다
폭풍우에도
혹한과 불볕에도
영혼은
쉽사리 스러지거나
훼손되는 법이 없으니
우리는
이미 마음속에
뿌리 깊은 나무를
품고 있다
/
중학교 자유학기제 교육과정 중에 교과 주제 선택 수업이 있다. 국어과 수업 중 매주 1시간씩 교과와 연계한 주제를 정해서 수업을 하는데 나의 경우는 ‘MBTI와 스토리텔링’을 주제로 책 만들기 수업을 진행 중이다. 이십 대 후반에 우연히 접한 MBTI에 매료되어 자격증까지 취득했지만 장롱 면허증처럼 오랜 세월 묵혀 두었다가 지난해에 1학년을 맡으면서 시도해 보았다. 아이들의 반응이 좋아 올해도 가르치고 있다.
MBTI의 핵심은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남들과 비교되지 않고 비교될 수도 없는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특히 MBTI는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기틀을 제공하기에 사춘기 예민한 아이들에게는 더욱더 필요한 수업이었고 그만큼 아이들의 반응도 좋았다.
요즘 MBTI가 대세인지라 심심풀이 성격 테스트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많아 아이들에게 본질적인 것을 알려주려고 시작한 수업이다. 지금은 이론과 적용 수업이 끝나 그간 배운 내용들을 정리하고 책을 만드는 중인데 작년에 만든 책을 예시로 보여주다 보니 지금 봐도 가슴 뭉클한 글이 눈에 띈다. 이 아이들이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고귀한 씨앗을 잘 키워내어 단단하고 뿌리 깊은 나무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 한 알의 씨앗 / 2021. 10. 30.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