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未知의 길

by 풍경

우리는

두 갈래 길 앞에서

늘 방황한다


어느 한 길을

선택하기도 전에

머리는 이미

그 길 끝자락에 가있지만


미지未知의 길은

어느 누구도 그 끝을

알 수 없다


그 길은

누구에게 물을 수도 없고

물어서도 안 되는

오직 나만의 길


나 홀로

걸어가야 할 길이다


좋은 길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내가 만들어가는 길이

가장 좋은 길이다


아이야,

나의 땀과 눈물로

나의 가슴과

나의 두 발이 이끄는 대로

당당히 걸어가라


/



사랑하는 나의 ★콩☽콩에게


우리의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인 것 같아. 사소하게는 아침에 눈을 뜨면서부터 일어날까 말까를 고민하고 크게는 삶의 중요한 결정을 앞에 두었을 때처럼 우리는 무수히 많은 두 갈래 길 앞에 서 있게 돼. 특히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중요한 일들은 결정을 내릴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마음도 갈피를 못 잡아서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게 오히려 더 결정을 가로막을 때도 있더라고.


엄마의 경우를 돌이켜보면 큰 기대를 갖고 선택한 길은 결과에 만족하지 못해 스스로 좌절해버리는 경우가 많았어. 오히려 큰 기대 없이 마음이 이끄는 대로 걸어간 길에서 더 풍성한 경험을 하고 그 경험으로 더 행복했던 것 같아. 가끔은 기대 이상의 결과가 행운처럼 찾아오기도 하고 말이야.


그중에서도 대학 졸업 후 컴퓨터 편집 학원을 수료하고 출판사로부터 좋은 제안이 들어왔을 때 후배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기간제 교사를 시작한 것이 엄마 인생의 큰 전환이었던 같다. 주변 사람들은 정직을 마다하고 임시직을 선택한 엄마에게 뭐라고 했지만 이 또한 돌아보면 결국 지금 이 자리에 오기 위한 과정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당시 엄마가 포기했던 출판 관련 공부는 학교 교지를 만드는데 큰 보탬이 되어 전국 교지 공모전에서 좋은 결실을 맺었단다. 삶에서 쓸모없는 일은 없다는 것을 그때 알았지. 경험 그 자체가 삶의 어느 시점에서건 분명히 빛을 발한다는 것을 다른 일들로도 계속 확인을 했으니까 말이야.


그러니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면서 과정이지 끝은 없다고 생각해. 우리는 흔히 잘 산다는 것을 말할 때 어떤 기준을 두고 평가를 하지만 삶 속에서는 평가할 수 없는 것이며 이 삶이 끝나는 날, 자신의 삶의 전 과정을 한눈으로 바라보며 오직 자신만이 자신의 삶을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결국 지금 매 순간 우리는 그 끝을 향해 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삶은 속도나 방향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두고 매 순간 주어진 시간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되는구나.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았던 또 다른 길에 대한 미련과 그럼에도 용기내어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노래한 시야. 우리는 가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그때 그 길을 갔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후회를 하지. 그건 지금이 힘들기에 벗어나고 싶은 바람이기도 하지만 지금을 잘 살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기도 해. 삶에서 좋고 나쁜 길은 없단다. 내가 좋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길만이 있을 뿐이야. 비바람이 불어야 더 단단히 뿌리를 내리는 나무처럼 그 오랜 시간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힘은 따뜻한 햇살보다 강한 비바람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해.


지금까지 엄마가 선택한 길을 되돌아보면 참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단다. 길을 걸을 때 시작 속에 이미 그 끝이 있다는 걸 알게 돼. 그러니 지금 이대로 펼쳐진 삶을 믿어도 돼. 삶의 여정에서 엄마는 한 인간으로서 성장과 성숙을 했고 이 길에서 만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통해 삶을 알고 나를 찾았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이 길에서 너희들을 만난 건 엄마 인생의 최고의 행운이었어. 너희는 엄마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란다.


별콩달콩아, 그러니 너희의 가슴만 허락한다면 너희의 땀과 눈물을 사랑하며 단단한 두 발로 어디든 당당히 걸어가거라. 그 길이 너희들 인생 최고의 길이 될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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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未知의 길 / 2021. 10. 11.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