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도

by 풍경

찬바람이 불면

거친 숨 몰아쉬며

여린 가슴 부여잡는 날들이

잦았습니다

왜 단단히

마음먹은 날에는

독촉이나 하듯이

바람은

저 뒤에 몰래

의뭉하게 숨어 있다가

어김없이 불어오는 걸까요

인연因緣의 바람에

흔들릴 수는 있어도


저 마음 깊은 곳에

굳건히 자리 잡아

어떤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붉은 심장을 주옵소서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희망의 부메랑 되어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서슬 퍼런 집착이 되지 않도록

참된 지혜智慧를 주옵시고

구차스럽게

대가代價를 바라지 않고

오직 그 마음만 보게 하소서

그리하여

사랑의 일도

희망의 일도

내 가슴 안에서라면

그 무엇이든

맑게 채워질 수 있도록

순정純情과 용기勇氣를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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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에는 세상 모든 것이 다 허용이 될 만큼 마음이 너그럽다. 하지만 바람 한 번에 쿵 넘어지는 것 또한 사람의 마음이다. 우리는 삶의 날씨에 따라 흔들리는 갈대처럼 이랬다 저랬다 하며 괴로워한다. 지천명知天命의 나이가 부끄럽지 않도록 이제는 넘어지기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넘어지더라도 스스로 잘 일어서는 법을 익혀야겠다. 사랑을 대하고 희망을 대하는 일도 논리論理가 아닌 순리順理로, 머리 아닌 가슴에서 지혜가 샘솟도록 삶을 향기롭게 가꿔야겠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꾸밈없이 맑도록 늘 가슴에 품고 입이 아닌 두 발로 이어지도록 더 큰 용기를 내야겠다. 늘 오늘인 오늘, 나는 기도한다.


# 오늘의 기도 / 2021. 11. 7.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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