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心友

by 풍경

마음은

붙잡을 수 없는

뜬 구름


잡으려 하면

더 멀리 달아나는

얄궂은 바람


가슴에서 피어나는

하이얀 꿈과

새파란 사연을

가을 하늘에 풀어놓고


똑- 똑-

떨어지는 물방울이

붉고 노랗게

점점이 퍼져나갈 때

내 마음도 파르르 피어난다


밤하늘 별을 보며

삶 너머를 이야기하고


밤바다 등대를 보며

존재를 나눌 수 있는

그런 사람


그림자 길게 기울어진

삶의 길 어디쯤에서

우연이라도 만날 수 있을까


/


예전에는 내가 참 무미건조하고 밋밋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무색 무향의 사람처럼 느껴졌다. 어느 술자리에선가 흥건하게 취해 이런 속마음을 드러낸 적이 있었다. 그때 옆자리에 앉아있던 지인이 무슨 소리냐며 또렷한 나만의 색깔이 있다고 말했다. 남들이 바라보는 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지만 묻지는 않았다.


그리스 철학자 제논은 ‘친구는 또 하나의 자아’라고 말했다. 또한 친구 종자기를 잃은 백아가 더 이상 세상에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知音)이 없다 하여 거문고 줄을 끊은 ‘백아절현伯牙絶絃’의 이야기는 나의 존재를 온전히 알아주는 이가 얼마나 귀중한 인연인가를 말하고도 부족함이 없다. 진정한 벗은 나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세월의 흔적은 짙어가는 이 가을처럼 나를 점점 더 선명하게 한다. 그럴수록 나와 같은 색깔의 사람을 찾게 되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다. 가끔 가슴 어딘가 한구석이 먹먹함을 느낄 때도 있으나 이 느낌과 함께하는 일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수목원을 가면 늘 앉는 자리가 있다. 인적이 드물고 조용하여 혼자 앉아서 사색하기 좋다. 가끔 햇볕이 좋거나 바람이 살랑대며 비가 내리거나 해가 뉘엿뉘엿 저물 무렵일 때 나와 빛깔이 같은 사람을 만난다면 이 자리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한다.


인연과 만남 / 법정 스님


만남은 시절 인연이 와야 이루어진다고

선가에서는 말한다.

그 이전에 만날 수 있는

씨앗이나 요인은 다 갖추어져 있었지만

시절이 맞지 않으면 만나지 못한다.

만날 수 있는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가

시절 인연이 와서 비로소 만나게 된다는 것이다.


만남이란 일종의

자기 분신을 만나는 것이다.

종교적인 생각이나 빛깔을 넘어서

마음과 마음이 접촉될 때

하나의 만남이 이루어진다.


우주 자체가 하나의 마음이다.

마음이 열리면 사람과 세상과의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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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우心友 / 2021. 11. 14.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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