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
남몰래
흘린 눈물이
사분이 사분이
내려앉아
대지를 곱게 물들이고
정결한 눈길은
고요에 드리워져
마음은 한없이 차분해지네
유리창 밖에
홀연히 서있는
외로운 이의 심사는
머언 하늘가
그리운 이에게
가 있는데
창 밖 빗소리가
한 점 두 점
가슴을 두드리니
빗방울 하나하나가
인연이 되어
내 가슴을 울리네
/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간밤 내린 비로 대지는 청초하고 차분하다. 이른 시각 창밖을 내다보니 세상은 정지되어 있다. 하루의 시작이 요란하지 않으니 생각도 번잡스럽지 않고 마음도 고요하다. 창에 비친 내 모습이 낯설면서도 낯익다. 오랜 시간을 나와 함께 한 진정한 인연이다. 나를 가장 잘 알면서도 가장 많이 외면했던 지난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빗방울 하나하나에 울고 웃었던 모습들이 맺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였기에 가능한 세월이다.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늘 함께였던 이에게 안부를 전한다.
"너였기에 지금이 있고 너였기에 지금을 산다.
기특한 너와 함께 기특한 삶을 살고 싶어라. 나의 영원한 삶의 동행자여."
# 겨울비 / 2021. 12. 16. punggy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