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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풍경 Apr 04. 2022

눈맞춤

새색시의 

수줍은 미소처럼   

   

어린아이의 

천진한 몸짓처럼 


연분홍 꽃비가

따스한 봄바람에 

분분紛紛이 흩날리네

     

새들도 

맑은 곡조曲調로

봄날의 흥興을 돋우고

     

상념想念에 젖은 

나의 영혼은

고요에 드리운 너와 

눈맞춤하네

     

온산이 만개滿開하니

몽환夢幻에서 

절로 깨어나도다  

   

/     


한라수목원은 봄이 한창이다. 파란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드니 우아한 벚꽃들이 나를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다. 바람이 살랑 불어 하늘거릴 때쯤은 말없이 봄이 속살대는 듯하다. 벚꽃은 늘 멀리서 한껏 어우러진 모습이 예쁘다고 생각했건만 이렇게 코 닿을 듯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가슴 설레도록 눈이 부시다. 그렇게 한참 나를 붙드는 시선 속에 내가 있다. 상념想念이 사라지니 고요와 하나가 된다.

# 눈맞춤 / 2022. 4. 4.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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