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정리 바다를 못 본 지도 꽤 오래다. 늘 마음만 있으면 갈 수 있는 곳이었는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었다. 미래는 미지수이니까. 지금은 시간도 마음도 다 있는데 못 가고 있다. 그곳으로 가는 길 위에서 오빠를 떠나보냈다. 슬픔을 주체하지 못해 그곳에 가서 펑펑 울고 싶었다. 그러나 그날의 기억이 나를 옴짝달싹 못하게 하고 있다. 나는 밤마다 마음은 천 리를 달리고 싶어도 두 발이 꽁꽁 묶인 채 서럽게 우는 여린 짐승이었다.
'도대체 나보고 어쩌라는 거야!!!'
쇠사슬에 묶인 채 긴긴밤을 두려움에 떨어야만 했다. 그 밤,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 혼자 공포를 끌어안고 생사의 경계를 넘어섰다. 그러나 아직도 그대를 닮은 바다 앞에서 그대를 그리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