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모퉁이에 영산홍 꽃이 환하게 어둠을 밝히고 있다. 첫사랑의 꽃말처럼 낮보다 더 하얀빛을 띤 모습이 순일 그 자체다.
오늘 스승님께서는 순일한 마음과 산란한 마음에 대해 말씀하셨다. 순일한 마음은 순간순간 깨어 있어 다른 생각이 끼어들지 않는 마음이고 산란한 마음은 순간에 깨어 있지 못하고 생각이 많아 어수선한 마음이라고 하셨다. 아사나도 호흡과 하나 되어 무작의 행위가 될 때 온전한 본래의 나와 만날 수 있으며 '자연스럽게'가 아닌 '자연' 그 자체가 되라는 말씀 또한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나를 뒤흔드는 마음의 파도가 일면 덩달아 요동칠 것이 아니라 심연의 바다가 되어 파도의 흐름을 감지한다면 언젠가 사라질 파도에 더 이상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마음에서 무수히 피어오르는 생각과 감정도 결국은 파도에 지나지 않으니 무심히 흘려보내면 마음의 본질인 고요가 찾아들 것이며 그때 마음의 근원은 자유의 등불을 치켜들어 어둠을 밝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