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包容

by 풍경

후미진 골목길

가로등 불빛 아래서

야윈 그림자 끌어안고

입술 깨물며 울음 참지 마라


숨 쉬기조차 버거운

짓눌린 가슴 부둥켜안고

숨죽이며 울음 참지 마라


나는 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값싼 동정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아


네 뼛속까지 스며들어

시퍼렇게 물든 슬픔을


건져 올리는 것은

죄다 서슬 퍼런

삶의 심장뿐임을


그럼에도

나의 맹목적인 믿음의 파장이

찢긴 네 가슴에게

달려간다


바라건대

지나간 기억을 붙들고

존재하지 않는 날들을 상상하며

울지는 마라


나의 품에 파묻혀 울만큼

넓은 가슴은 못 되어도


널 꼬옥 품을 수 있는

체온은 된다


/

한때 우는 아이를 보면 감정이 이입되어 내 마음이 더 힘들었었다. 그때 친구가 너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했다. 네 안의 우는 아이를 바라보라고.. 그 이후로 우는 아이를 볼 때마다 내면 아이를 지켜보았다. 울고 싶지만 꾹 참고 있었거나 내 안의 억눌린 슬픔이 새삼 서럽게 피어난 것일까. 그렇게 나를 들여다보니 어느 한 때 방 안에서 울고 있는 어린 나와 마주쳤다. 우는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니 어느 날부터는 그런 일이 없어졌다.


울고 싶을 때는 울어야 한다. 내 감정에 충실해야 가슴에 응어리가 지지 않는다. 그런데 삶이 버거울수록 이런저런 이유로 울음을 참거나 주저앉아 후련하게 울지 못한다. 속 시원하게 혼자 우는 게 안 되면 때로는 누군가의 품이 간절하기도 하다. 그러나 상대의 어줍지 않은 위로가 또 다른 상처가 되는 것을 잘 알기에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또 혼자 삭이고 만다.


이럴 때 울고 싶은 대상이 나 자신이든 상대이든 어떤 이유이건 간에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믿고 안아주고 어깨를 다독여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삶이 그대를 노하게 하거나 힘겹게 할 때

삶과 하나가 되어 충분히 울 자격이 있다

스스로 선택한 울음이라면 목청껏 울어라

삶에 떠밀려 가는 서러움일지라도 울어라

가슴의 상흔 다 품고 자신만의 성벽을 쌓더라도

내 식은 체온조차 사랑하는 이라면 안겨도 좋다


# 포용包容 / 2021. 5. 26. pungg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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