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따라 아름답게
인생의 어려움과 힘듦 가운데 있을 때 바꿀 수 있는 건 태도 하나뿐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게 쉬웠다면 그런 말이 있지도 않았겠지. 내게 태도 말고 방편이 하나 더 있다면, 쓰기다.
당신은 왜 씁니까? 묻는다면 나는 한없이 슬퍼서 쓴다. 그 한없는 슬픔을 잘 말하고 싶어서 쓴다. 말보다 글을 신뢰하기 때문에 쓴다. 말보다 글이 아름다워서 쓴다. 써놓고 나면 살만해지기 때문에 쓴다. 살만해진다.
어려움과 힘듦을 담백하게, 단정하게 쓰고 싶다. 담담하게, 단단하게 쓰고 싶다. 담백한 것, 단정한 것이 나의 문체가 되었으면 좋겠고 담담한 것, 단단한 것은 정서와 태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글의 온도는 서늘하게, 습도는 건조하게, 허나 그 안에 뜨거운 나의 마음이 담기도록. 그리하여 끝내 그 모든 것으로 우아함을 만들어내고 싶다.
그렇게 썼다면 그렇게 살려고 노력하게 된다고 믿는다. 현재를 잘 감당하고 잘 통과하는 것이 때를 따라 아름답게 사는 일 아닌가 싶다. 어려움과 힘듦조차 지금 나의 때에 맞는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므로 울고 웃으며 가장 아름답게 살겠다. 아름답게 쓰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