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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해야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쓸 게 없다. 마음이라도 흔들려야 한다. 나는 그걸 흐른다고 말하고 싶다. 흐르던 마음이 무엇엔가 덜컥 걸린다. 긴 시간이든 짧은 시간이든 고인다. 무슨 마음인지 몰라도 알고 싶다. 그러면 쓴다. 마음이 흐르려면 추동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나의 삶, 둘째는 타인의 삶이다. 타인의 삶이 책이라 많은 작가가 읽지 않으면 쓰지 못한다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쓰려면 오늘을 살아야 한다. 삶이 있어야 글이 있다. 좀 시시해서 문제지. 시시하다고 느끼는 건 대단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글 쓰며 살고 싶은 내가 두려운 건 흐르지 않는 마음. 고요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흔들리지 않는데 무슨 할 말이 있을까. 움직일 동, 한자를 찾아보고 뜻이 열한 개나 있어 깜짝 놀란다. 움직이고 옮기고 흔들리는 글은, 동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