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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Feb 27. 2024

카일리 블루스 해석&리뷰

 카일리 블루스는 시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얼키고 설켜들어간 영화입니다. 


 영화의 대략적인 스토리는 자식을 돌볼 줄 모르는 동생이 떠나보낸 조카를 찾아서 돌보고 싶은 천성의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요. 그 여정 속에서 천성은 많은 사람들과 기억, 신화와 설화들을 만납니다. 이 여정의 시간 동안 천성은 어쩔 수 없이. 감옥 신세를 지어야만했던 자신의 불행한 과거와 병으로 떠나보낸 아내로부터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의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음에도 사랑하는 조카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천성의 모습이 아름다웠습니다.


 카일리라는 공간에서 펼져지는 이야기는 현대의 시간으로 해석하기 힘든 장소와 건물, 소품들이 등장합니다. 아직도 이런 공간과 시간이 존재 할 수 있구나. 이미 몇십년전에 도시화, 산업화 전의 시대로 돌아간 듯, 열악한 시설과 생활양식이 보여줍니다. 영화가 상정하는 시간은 어느 지점일까.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부러. 도시화, 산업화로 붕괴된 것들을 다시 돌려 놓고 싶은 시도 였는지도 모릅니다. 또한 영화는 이야기의 행간에 읇조리는 시조와 명상할 수 있는 시간과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이야기와 맞물리는 이 장면들은 아름다움과 자유를 선사합니다. 또한 오래된 기억과 설화들이 현대의 이야기와 연결되어 옛이야기들이 자연스레 계승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영화 속 시간은 현재와 미래 그리고 과거가 뒤섞여 있습니다. 단순히 현재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고, 앞서 나온 과거의 이야기가 현실 속에 존재한다던지. 원시인이라는 불가사의하고 거대한 존재가 존재한다든지. 오래 전 설화와 신앙 같은 것들이 삶 속에 녹아 있었던 잊고있던 시대를 생각하게 합니다. 급속도로 진행된 도시화와 산업화 속에서 잃어버린 민족의 문화를 떠올리게 했던 것 같습니다. 


 카일리 블루스는 민족의 문화와 오리지널리티를 느낄 수 있는 흥미롭고 아름다운 영화였습니다. 그것도 젊은 감독의 손에서 이런 영화가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이 놀라우면서 한 편으론 중국 영화계가 얻은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https://youtu.be/TMPGMEpU5Yw?si=uwVnrbSA4WECQ5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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