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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Feb 29. 2024

사바하 리뷰와 해석

 사바하는 파묘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장재현 감독의 전작입니다. 오컬트 호러 영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신흥종교단체의 실체를 파악하려 추적하는 추리 스릴러에 가깝습니다. 추리 스릴러 영화로서 충격적인 반전까지 잘 구현해 내서 재밌게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오컬트적인 장면은 중간 중간 드물게 등장하긴 하지만 악령의 공포나 스릴을 보다 많이 경험하길 원하는 관객들에겐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선한 힘으로 진리를 추구하겠다는 선지자의 실체를 파해치고 그가 행한 악행들을 반성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권선징악을 추구했던 파묘와도 맞닿아 있었던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진실을 쫓는 모험

 영화는 처음부터 거짓 선지자들의 사례를 파해치는 박웅재 목사의 연설을 보여줍니다. 겉모습은 장난스럽고 허름하게 보이지만, 박웅재 목사에게 진실을 쫓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는 집요할 정도로 진실에 집착하며 진실을 쫓는 재능을 보여줍니다. 사슴 동산이라는 신흥 종교 단체를 쫓기 시작한 재웅은 뭔가 찝찝한 느낌을 갖습니다. 너무도 깨끗하고 선한 단체의 겉 모습에 의문을 품습니다. 어떤 헌금이나 후원도 받지 않았던 것이죠. 주변에서는 모두 만류하지만 박웅재목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사건을 파해칩니다. 그 과정에서 미륵이라 불리는 김제석의 정체를 알게 되고, 결국 추악한 모습을 만천하에 드러내게 됩니다. 영화가 결국 전하고자 하는 것도 선의와 진리라는 가면 뒤에 흉측하게 포진되어 있는 욕망을 파해치기 위함입니다. 거대한 악앞에 한없이 작아질 법도 한데, 가진 것 없는 소시민 같은 인물이 이 모든 일을 해낸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지 않나 싶습니다.


신의 섭리를 빗겨나갈 수 없는 존재

 김제석은 미륵이라 불리는 대단한 종교적 성취를 이뤄냅니다. 인간이란 결국 흙속으로 들어가게 될 존재라는 사실을 잊어버릴만큼 진리에 몰두하게 되죠. 진리란 모든 것을 초월할 정도로 대단한 것 같지만 그 어떤 존재도 신의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는 것이죠. 하지만 김제석은 그 선을 넘어버립니다. 백년 후 자신의 천적이 태어난 다는 예언을 알게되고 그 싹을 모두 잘라버리려 수 많은 살인을 하게되죠. 결국 진리로 보여준 빛보다 살생으로 더 많은 어둠을 가지고 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피하려고 하고 피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죽음을 결국 김제석도 피하지 못합니다. 어차피 신의 계획 안에 그 또한 인간일 뿐이었던 것이죠. 


관객을 배려하는 장재현 감독의 스토리 텔링

 파묘에 이어 사바하를 봤는데요. 사바하도 역시 관객에게 불친절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어려울 법한 종교 용어들이 등장하지만 영화만 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게 영화 속에서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친절한 방식의 스토리 텔링은 대부분을 차지하는 일반관객들에게도 좋게 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파묘와는 다르게 사바하는 암울하고 어두운 분위기로 막을 내립니다. 물론 깔끔하게 선이 승리하는 결말을 맞기하지만, 너무 많은 희생이 있었네요. 그래서 인지 후속작인 파묘의 결말은 밝고 긍정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https://youtu.be/2lbcrY4INI8?si=Zdgsy4H_BStmjj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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