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멜리에스필름 Mar 29. 2024

당신으로부터 리뷰와 해석

 당신으로부터는 각각의 챕터당 민주, 승주, 혜정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공통점이 있다면 모두 자신의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고 싶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영화 속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행복한 기억으로만 남지 않았던, 돌아가신 아버지와 남편에 대한 기억이 현재의 삶까지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는 점인데요. 아버지가 좋은 사람이었던, 행복한 기억을 가진 관계였던 갑작스런 이별은 모두에게 상실과 고통을 주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챕터 1 민주

 민주는 의상학과의 학생입니다. 옷을 곧잘 만들지만, 옷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려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죠. 때마침 옷 만드는 기계인 미싱이 고장 나서 집에 들르게 됩니다. 그곳엔 어머니인 혜정이 있습니다. 하필 미싱기는 혜정이 쓸모없다 생각해 내버린 후입니다. 결국 미싱기는 찾지 못합니다. 혜정은 외숙모가 암에 걸렸으나 돈을 빌린 것이 있어 미안해 가볼 수 없었다고 하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 민주는 친구 어진을 만나게 됩니다. 이야기를 터놓던 도중 옷 만드는 것이 너무 어려워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복동생이 궁금해서 연기가 해보고 싶다고 말하죠. 친구는 그 사람이 되고 싶었어? 라고 묻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의상을 만드는 민주 어딘가를 응시하는데 털뭉치가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면서 챕터 1의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챕터 2 승주 

 동성 연인이 침대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수능전날 면도기와 새 팬티를 준 어머니가 그곳의 털을 모두 밀으라 했습니다. 성적 때문인 줄 알았지만 아버지의 바람 때문이었던 걸 알게 됩니다. 그 후로 아버지를 보지 않았는데. 5년 후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아버지의 손톱을 보자 자신의 손톱과 닮아 있음을 알게 됩니다. 시 창작 모임에 간 승주, 한 친구가 읇은 시를 통해 자신이 어린시절 기억을 떠올립니다. 승주는 외숙모의 집에 방문합니다. 챕터1에서 암에 걸린 외숙모처럼 승주의 외숙모는 암에 걸려 있습니다. 외숙모와 대화를 통해 외숙모는 이미 엄마가 돈을 빌렸던 사실을 잊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승주는 연기 오디션을 보는데요. 오디션의 내용이 아버지의 장례식을 갔는데 자신의 코가 닮아 있었다는 말을 하죠. 챕터2의 처음에 동성 연인이 나누던 대화의 내용이기도 합니다. 팬티와 면도의 내용도 그대로 등장하죠. 큰 아빠가 돌아가셔 장례식장에 들렀다가 집에 온 승주 하지만 엄마가 없습니다. 엄마를 찾던 중 검은 형체의 그림자를 발견한 후 응시하면서 챕터2의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챕터 3 혜정

 타버린 폐가에 혜정과 아들 동민이 방문합니다. 할아버지가 죽기 전까지 살았던 곳인데. 좋은 집이었는데 왜 이렇게 되버렸나며 한탄을 합니다. 할아버지는 죽기 얼마 전까지 타버린 집에서 머물었다고 합니다. 장소를 옮깁니다. 너무도 변해버린 옛 거리를 지나쳐 극장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혜정과 아들 동민이 만들었던 영화의 관객과의 대화를 합니다. 암투병을 어떻게 했느냐는 물음에 혜정은 견뎌낸 것이 아니라. 자식들이 있어서 세월이 흐른 것이란 답변을 합니다. 그리고 사랑이 뭘까요?란 질문이 이어지고 어느새 차안으로 장소가 이동합니다. 딸을 갖고 싶었지만, 유산을 했다고 하죠. 그리고 아버지를 화장에 뿌렸던 나무에 도착합니다. 카메라는 멀리서 나무가 있는 곳을 응시할 뿐 정확히 어떤 나무인지 혜정과 아들 동민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 파악할 수 없고 대사만 들려옵니다. 혜정은 이제 그만 꿈에 나타나서 괴롭히지 말고 우리가 잘되길 빌어달라는 말을 합니다. 그리고 아들과 헤어져 홀로 방안에 들어갑니다. 혜정은 꿈속에서 남편의 실루엣을 봅니다. 마지막 선물을 주겠다는 대사와 함께 복권 당첨 화면을 보고 있는 혜정 어쩌면 이 화면에서 혜정은 복권에 당첨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영화는 끝이 납니다. 


 민주는 고장나버린 미싱기와 힘겨운 작업으로 옷을 만들지 못합니다. 한편으론 아버지와 재혼을 한 딸의 존재가 궁금합니다. 민주가 궁금해 하는 것은 딸의 존재가 아닌 그 당시의 아버지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만들 수 없는 옷처럼 아버지와의 지나간 과거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책임감 없이 떠나버린 아버지의 존재가 원망스러울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해결되지 않은 숙제처럼 아버지와의 기억이 부유합니다. 


 아버지가 재혼한 후 낳은 딸을 연기하고 싶었던 민주,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는 것은 챕터2의 승주입니다. 아버지를 외면해왔던 민주는 아버지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 승주는 아버지를 만나고 자신과 닮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죠. 외숙모를 만나고 싶었었던 혜정의 마음 대신 승주는 외숙모를 만나서 용서를 받습니다. 민주와 혜정이 가지고 있던 앙금이 승주를 통해 서서히 해결될 기미를 보이는지도 모릅니다. 여기서 승주는 챕터2의 등장인물이지만 챕터2의 가상극 속의 배우이기도 합니다. 민주의 삶과 승주의 영화 속의 영화가 관계하고 서로 이어지는 집니다. 영화라는 매체가 단순히 허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실과 소통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은유하는 듯합니다. 


 각 인물들은 검은 실루엣의 형체를 발견합니다. 민주는 털뭉치를, 승주는 낯선 존재를 혜정에게서야 그 존재가 아버지의 그림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영화는 챕터 3을 통해 인물들의 마음속에 갑작스런 이별로 앙금으로 남아 있던 그런 아버지 혹은 남편과의 관계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챕터 1에서는 작은 털뭉치였던 것이 챕터 2에서는 더 크지만 형체를 알수 없었고, 쳅터 3에서는 형체가 드러났다고 볼 수 있는데요. 챕터 3에서는 그동안의 기억과 관계를 정리하고 떠나 보내주는 것으로 마무리 짓게 됩니다. 남편으로부터 복권 당첨이라는 마지막 선물을  받은 혜정은 소소한 행복을 누리게 됩니다.


https://youtu.be/29sinmpWSv4?si=MXnfTuD8eTGHnLVL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