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데이즈 리뷰와 해석

 영화는 히라야마라는 청소부의 일상을 따라갑니다. 더럽혀진 화장실을 청소하는 것이, 홀로 고독한 삶을 사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성실하게 자신만의 루틴으로 일상을 살아갑니다. 저는 히라야마의 성실함에서 매일 굴러오는 돌을 짊어져야하는 시지프스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고통을 동반하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히라야마는 과묵하지만 섬세한 인물입니다. 삶의 작은 부분까지 섬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하곤 하죠. 무심코 지나치기 쉬운 인물들에게도 미소와 인사를 건네는 그의 태도에서도 그의 다정함과 섬세함을 볼 수있죠. 일상의 행복을 느끼는 것은 결국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히라야마의 모습에서 존경심이 들더군요. 어쩌면 히라야마라는 인물은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때쯤, 영화는 히라야마의 삶의 드라마를 보여줍니다.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를 평생 간직하고 가족과 떨어져 살아온 인물이라는 과거가 있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히라야마는 단골 술집의 사장에게 아픈 과거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깊이 이해하고 슬퍼합니다. 상처를 겪어왔으며, 아픔을 이해할 줄 아는 히라야마는 누구보다 인간적인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히라야마의 삶 뿐이 아닌. 꿈과 환상 내면까지도 비추곤 하는데요. 그것은 회색 빛으로 보여지는 희미한 장면들과 히라야마가 담아내는 사진의 이미지들도 있죠. 철저하게 현실적인 삶을 살아가는 히라야마지만 마음 속엔 환상과 이미지에 대한 동경이 가득함한 예술가적 면모를 알 수 있었습니다. 빔밴더스 감독, 자신의 삶에 대한 은유였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었습니다. 복잡한 히라야마의 표정을 통해 삶의 아픔과 상처, 행복과 의지가 모두드러났습니다. 퍼펙트 데이즈는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시민의 삶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가득 담긴 영화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를 다시 한번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