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리즈의 세번째 작품이네요. 영화는 외계 생명체들이 지구를 침공한 그 첫째날로 돌아가서 시작합니다.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면적인 이야기와 잊혀진 목소리를 기억하려는 내면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고독한 인물들의 내면을 관찰하고 은유와 상징을 이용하기도 해서. 블록버스터라기보다 아트 하우스의 영화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생존을 위한 여정
영화에는 가장 먼저 말기암 환자로 호스피스에서 죽음을 기다리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녀에게는 항상 곁을 지켜주는 고양이가 함께 합니다. 그녀는 자신의 고향을 찾아가려 합니다. 그리고 이 여정을 우연히 함께 하게된 낯선 남자 에릭과 함께 합니다. 수 많은 고비들을 간신히 넘겨가며 이들은 그녀의 고향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간직한 그곳에 머물기로 하죠. 그녀의 생존의 의미란 아버지와의 추억을 기억하는 것이었죠.
하지만 에릭에게는 미래의 삶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는 에릭에게 자신의 옷과 고양이를 주고 폐허가 된 도시를 떠나는 것을 돕습니다. 여기서 고양이는 중요한 소재로서 죽음의 위기 속에서도 지켜내고자하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담고 있습니다. 인간의 비인간성을 비판하던 기존의 아포칼립스 영화들과는 다르게 이 작품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긍정하는 메시지를 전해줍니다.
잊혀진 목소리에 대하여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를 종이에 옮겨 담는 시인이고, 그녀의 아버지는 음악소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던 연주자였습니다. 그들의 목소리는 공명하며 함께 했습니다. 목소리는 사람들의 숨겨진 메시지이고, 그 메시지는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서만 의미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아버지는 죽었고, 도시가 주는 소음에 휩쌓여 참된 목소리는 감춰지고 잊혀졌던 것이죠. 아이러니하게도 괴물에 의해 세상이 조용해진 순간 그녀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그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던 그녀의 방에서 에릭과 함께 소리지던 그녀의 모습을 기억합니다. 침묵으로 일관해온 삶에 회한의 외침이자. 세상이 정한 침묵을 거부하겠다는 목소리였다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