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의 침묵 리뷰
양들의 침묵은 희대의 연쇄 살인마 한니발 랙터박사와 FBI의 여성생도 스탈링이 연쇄 살인범 버팔로 빌을 잡아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는 연쇄 살인과 식인 행위, 피부를 벗기는 잔인하고도 파격적인 설정으로 관심을 끌었다고 볼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리스마와 매력을 간직한 한니발과 스탈링의 팽팽한 대립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니발 랙터는 신사적이고 지능적인 겉 모습을 하고 있지만, 순식간에 야수적인 힘과 지능으로 사람들을 살해하고 난도질하며 식인행위까지 일삼는 잔혹한 살인마입니다. 평소에는 신사적이고 지능적인 모습으로 자신을 위장하고 있기 때문에 쉽사리 그 잔혹한 속성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중적인 모습은 공포를 주지만 한편으론 개성있는 모습으로 매력을 선사합니다.
스탈링은 남성들만이 가득한 FBI의 생도들 사이에서도 전혀 위축되거나 겁을 먹지 않습니다. 요즘말로 하자면 기존새라고 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니발 랙터라는 살인마를 만나도 기죽거나 뒤로 물러서지 않습니다. 닥터 칠튼의 더러운 치근덕거림도 부드러운 농담으로 넘길 수 있는 여유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버팔로 빌을 검거할 때, 용감하게도 홀홀단신으로 그의 집으로 들어가 전투를 벌여 승리를 쟁취합니다. 아름다운 겉모습으로 연약한 여성이란 편견을 심어줄 수 있지만, 강인한 내면으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스탈링과 한니발의 줄다리기가 영화의 가장 큰 긴장과 재미를 주는데요. 첫만남에서는 한니발 랙터가 우위에 선것처럼 보입니다. 조언을 구하는 스탈링에게 한니발은 관심 없다는 듯한 행동을 취하죠. 하지만 다음 만남에서 스탈링은 한니발에게 당근책을 내보이며 협상의 우위에 서려고 합니다. 다시 다음 만남에선 스탈링의 당근책이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한니발에게 주도권이 넘어가죠. 이렇게 줄다리기를 하듯 오고가는 기싸움이 재밌더군요.
결국 스탈링은 한니발의 도움과 자신의 기지로 범인을 잡는데 성공합니다. 마지막 전화를 통해서 한니발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솔직하게 고백하고 사건을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한 스탈링의 강인함에 끌렸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긴장감을 주듯 신경전을 벌이던 인물들이 서로의 매력에 이끌렸던 것이죠. 어찌보면, 이들의 긴장감 넘치는 신경전은 호감을 가진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감정의 교류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양들의 침묵은 첫 번째로 양의 죽음을 의미합니다. 죽고 난 후에는 더 이상 소리를 지를 수 없을 테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살인을 의미합니다. 두 번째로는 스탈링의 환청이 끝났다는 의미입니다. 과거의 투라우마가 더 이상 현재의 공포를 재연할 수 없다는 의미이죠. 표면적으로 영화는 스탈링이 살인범을 쫓는 내용이지만, 스탈링의 과거의 트라우마가 치유되는 과정을 의미 한다고 볼수도 있습니다.
안소니 홉킨스, 조디 포스터는 너무도 명연기를 보여줍니다. 이들의 아름다운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영광이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카메라가 이둘의 장면을 잡기만 하면 분위기가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배우의 역할이 얼마나 클 수 있는지 보여주는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