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의 창작 동료 인터뷰집을 읽었습니다. 황소윤, 김규진, 장기하, 강말금, 김초희, 오혁 등 매력있는 예술가들과의 대화를 담았습니다. 이 인터뷰집은 그들이 어떻게 성공하게 되었는지. 그 기술과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므로 그런 비법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는 좋은 책은 아닐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과의 진솔하고도 풋풋한 대화가 마치 정말로 대화하는 듯 가볍게 다가왔습니다. 그것이 이 인터뷰집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어떤 삶을 살고, 어떻게 예술을 하게 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즉 결과나 성과주의가 아닌. 하나의 과정으로서의 삶을 바라보고, 그 이후의 삶까지. 바라보고 질문합니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의외로 제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 아닌. 김규진님이었습니다. 래즈비언으로서 남들처럼 식장을 잡고 웨딩을 올리고, 사람들의 부정적 시선에서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강단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당당함과 개성이 너무도 좋아보였어요. 한국 사회에서는 항상 소수자를 피해자로서 연민의 대상으로서 바라보곤 했었잖아요. 저는 여기서 내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그들 또한 자신들의 주체적인 생각을 가지고 활동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싸워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 간과 했던게 아닌가 싶어요. 그녀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와 배움을 얻은 것 같아요.
예술가들의 이야기는 그들의 작품이 어떻게 그러한 방향으로 나올 수 있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예술도 예술이지만, 그 삶의 방식으로부터 결과물이 나온다는 걸 알게 되었죠.
가볍게 대화를 나누는 마음으로 애정하는 예술가들을 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