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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젤 : 두 개의 교복치마 리뷰

by 멜리에스컬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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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화제작이었던 '헨젤: 두개의 교복치마'를 이제야 보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섬세하게 한 소녀의 일상을 따라갑니다. 내성적이고, 홀로 있는 시간이 많은 소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처음에는 알 수 없습니다.


소녀는 자기계발서에 몰두하지만, 게임을 즐기기도 합니다. 엄마는 외국에서 일을 하시고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집안에는 두개의 사진이 있습니다. 딸과 같은 학교를 다녔던 엄마의 사진입니다. 누구도 소녀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합니다. 소녀는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었어요. 하지만 실수로 오줌을 지려버리는 바람에 엄마의 치마를 입게 됩니다. 그리곤 노래를 부르는데. 친구들이 놀랍게도 자신의 노래가 좋았다며 칭찬을하고 다가오게 되죠. 처음으로 소녀는 자신의 마음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을 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소녀가 어머니의 교복을 입는 순간 어머니와 사랑이 이어진다는 은유처럼 느껴졌습니다. 그 어머니의 마음이 세상과 소녀를 연결 시켜주었습니다. 처음으로 할머니의 찌게가 짜다는 속마음을 말한 소녀는 눈물을 흘리죠. 그건 그 동안 그녀가 스스로 막아 놓았던 진심을 고백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 소녀는 자신이 청소년 요실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어쩌면 그녀에게 마음을 감추게 만들고 고립되게 만들었던 건 그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자기계발서에 몰두 했던 것 또한 통제할 수 없는 것을 통제하려고 했던 것이었네요. 신체적으로 소녀가 통제할수 없는 것과 고립되는 것은 결국 심리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과 고립되는 것에 대한 은유라 생각됩니다.


영화는 섬세하고 상처받기 쉬운 소녀의 마음을 사랑스럽게 담아냈습니다. 그 방식이 창의적이고도 아름다웠습니다. 최근에 본 단편 영화 중에서 가장 좋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사람들의 호평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이젠 상처를 치유하고 세상 밖으로 자신있게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성적표의 김민영도 정말 재밌게 잘봤는데. 임지선 감독은 참 창의적이고 섬세한 분 같네요. 앞으로의 영화도 기대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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