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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Aug 03. 2022

비상선언 - 리뷰 & 해석

EMERGENCY DECLARATION , 2022

 개봉하기 전부터 엄청난 배우들이 출연해서 화제를 모았던 비상선언을 이제야 보게 되었네요. 이 영화는 코로나 여파로 개봉이 꽤 오랜 기간 연기가 되었었죠. 영화를 본 소감은 일단 재미있었습니다. 거기에 약자에 대한 폭력과 혐오에 대해서 한국 사회에 대입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친한 친구가 물으면 한번쯤 보라고 추천해줄만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매력적인 배우들이 많이 출연했지만 그들의 명성에 비해서 캐릭터가 빛났다고 느껴지지않았던 것 같아요. 이병헌의 안정적인 연기가 전체적으로 극을 이끌어 갔고, 임시완 배우의 악역은 좋았습니다. 영화를 보시지 않으신 분들에겐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영화를 보시지 않으신 분들은 감안하시고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진석과 약자에 대한 테러리즘.

 영화의 시작과 함께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비행기를 테러하는 남자 진석이었습니다. 이 인물은 평소에도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하는 승무원에게 험한 욕설을 퍼붓곤 합니다. 진석의 폭력은 어머니로부터 받은 학대를 자신보다 약한 동물들을 죽이면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어느 순간 진석은 선을 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을 제지하고 해고시킨 인간들에게 분노의 화살을 돌려서 참혹한 테러행위를 벌이고 맙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최근들어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흉악한 총기테러들을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보통 타인의 고통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며 자신의 작은 고통에도 크게 반응을 하곤 하죠. 어린시절부터 타인에 대한 공감을 느낄 수 없게 만들었던 사회의 문제도 크지 않은가란 생각을 해봤습니다. 물론 태어날 때부터 사이코패스로 태어나서 타인과의 관계를 맺지 못하고 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사이코패스의 전부가 폭력과 살인을 일삼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평생 그런 성향을 가지고서도 주변의 관심과 유대로 평범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다른 한편으론 약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을 강요하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라고도 생각됩니다. 권위와 폭력에 굴복한 개인은 억눌린 삶을 살아가게 되고 고스란히 약자에게 전가되고 맙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가 더 개방적이고 수평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사회였다면 일어나기 힘든 일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극도의 이기주의와 공정이라는 착각

 영화는 1부에서는 진석의 테러행위로 긴장을 고조시킵니다. 선과 악이 분명하게 나뉘는 1부이지요. 진석의 죽음과 함께 영화는 2부로 넘어갑니다. 바이러스에 전염된 승객들이 탄 비행기가 착륙하기를 금지시키는 사회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저도 그렇지만 아마도 많은 관객들은 이부분에서 분개했을 겁니다.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 소수의 생존을 포기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사회에는 이런 일들이 많이 있습니다. 최근 들어 있었던 장애인 연맹의 이동권 시위가 대표적이었다고 할 겁니다. 더 이상 평화적이고 조용한 시위는 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장애인연맹은 지하철 점거시위를 했고, 사람들은 불편을 끼쳤기에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늘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 이동권의 문제는 생존과 결부되어 있습니다. 불편과 생존을 바꿀 수는 없는 일이지요. 일부 관객들은 전염의 위험 때문에 착륙을 금지 시킬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불편과 위험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는 도울 수 있는 사람들을 도와 함께 살아가야할 시민으로서의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영화가 필요보다 더 많은 예산과 대배우들을 캐스팅했다 할지라도 저는 이런 메시지를 전할 수 있었기에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정이란 자신의 이익과 불편이 앞설 때 성립할 수 없는 개념입니다. 공정하지 않다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착각에서 하루 빨리 벗어날 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공존하고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재난과 희생자들

 전염병을 앓고 있는 승객들은 스스로 삶을 포기하고 사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죽음을 택합니다. 자신의 안위를 위해 착륙을 금지시킨 다수의 시민들에 비해 그들의 선택은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영화가 끝이 났더라고 하더라도 저는 좋은 결말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찝찝하고 우울하긴 하겠지만, 비판적으로 메시지를 전할수 있었기 때문이죠.


 비상선언은 재미있는 상업 재난 스릴러 영화이며, 혐오와 폭력에 대한 생각해볼만한 메시지를 준 괜찮은 영화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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