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멜리에스필름 Aug 10. 2022

헌트 - 리뷰 & 해석

( HUNT.2022)

간단한 감상평

 먼저 헌트는 액션 장르 물로서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장면들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시의 적절한 메시지까지 담겨져 있습니다. 모 평론가의 말대로 올해 개봉한 블록버스터 영화 중에서 가장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극장에서 관람하실 것을 추천해드리고 싶네요. 단. 5.18 민주화 운동, 전두환이 어떻게 정권을 찬탈했는지, 안기부가 어떤 집단이었는지에 대해서 모르시는 분들은 미리 알아보시고 가셔야 영화를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으실 것 같습니다. 단점을 찾아보자면 긴 러닝 타임 때문에 후반부에는 체력적으로 좀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감독 이정재

 헌트는 스케일이 매우 큰 영화였습니다. 대규모 액션신과 역사적으로 고증이 필요한 역사물이기도 했죠.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이정재 감독은 훌륭하게 자신의 첫 번째 영화를 성공적으로 완성했습니다. 아무리 배우로서 영화 경력이 길었다고 하지만, 이 정도로 영화를 만든건 감독의로서의 재능이 있었다고 밖에 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국에도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감독이 생겼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년이 넘는 시간을 시나리오를 고치며 준비를 했다고 하니 정말 공을 들인 작품인 것 같습니다.

박평호와 김정도(이 챕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워낙 많은 부분을 두 인물이 이끌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이 두 인물에 대해서 탐구하지 않는다면 영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겠죠. 지금부터 이 두 인물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평호와 김정도는 자신들이 맡은 임무 때문에 서로 대척하는 캐릭터이지만, 사실상 공통점이 더 많은 인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들은 자신의 신념을 굽히려하지 않는 인물들이죠. 무엇보다도 올바른 신념을 쫓고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자 하는 영웅심리까지 가지고 있는 인물들이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은 큰 신념을 위해서 현재를 희생하고 있습니다. 안기부의 차장을 맏고 있는 두 인물들이 하는 일은 민주화 운동이나 정권에 반기를 든 인물들을 감시하고 고문하고 폭행하는 일들입니다. 정당하지 않고 폭력적이고 매우 해악적인 행위들이죠. 이 영화의 비극적인 결말은 그들이 해온 일들에 대한 대가가 되겠지요. 도덕적으로 결함이 많은 박평호와 김정도를 영웅이라고 생각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신념을 지키기위해 스스로의 삶을 희생하고 갈등을 겪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이 인물들에게 연민을 느끼고 감응하게 됩니다. 신념을 향해 매우 저돌적으로 향하던 박평호는 어느 순간 자신이 몸담고 있던 조직이 거짓된 신념을 가진 조직이었고 결국 그들로부터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김정도는 죄없는 사람들의 희생이 따를 것이라는 것은 알지만 자신의 신념을 쫓아 전두환을 살해하려합니다. 그리고 결국 김정도는 실패하고 맙니다. 이들의 열정과 신념은 배신당하고 실패했지만, 순수했던 마음은 관객들의 마음에 울림을 줍니다. 김정도가 생각하는 신념이 옳지만, 죄없는 사람들의 희생을 묵인하고자 했던 것은 잘못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영화는 신념을 배신할지언정 죄없는 사람들의 희생을 막고자했던 박평호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이 폭력이 지배하던 1980년이 아닌 현시대에 태어났더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다른 시대 다른 곳에서 만났더라면, 이둘은 함께 이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이들은 독재구분와 공산주의주체사상에 빠져 있던 썪은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 희생된 것입니다.

그외의 인물들

 영화에는 그외에도 비중있는 배역을 맡았던 허성태 전혜진 배우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고, 유재명, 김남길, 황정민 등 많은 명배우들이 단역으로 출연해서 영화의 재미를 더 해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배우를 꼽자면, 상대적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 하지는 않았지만, 배역에 너무 잘 어울리는 연기를 선보여줬던 고윤정 배우였던 것 같습니다. 주조연 할 것 없이 모든 배우들이 좋은 연기를 보여줌으로서 영화가 잘 만들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눈부신 성장의 1980년대의 어둠을 담다.

 한국사회에 경제성장과 올림픽등으로 세계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준 겉 모습과 다르게 한국 사회는 전두환의 독재 정치와 부정부패 행위로 몸살을 알았던 시대였습니다.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폭력에 신음해야만 했습니다. 자유와 평등과 평화가 없는 반쪽 성장의 시대였다고 생각합니다. 헌트는 성장이면의 어둠을 잘 조명했냈습니다. 저는 이부분에서 이 영화가 단순히 여름 극장가를 노린 텐트폴 영화로 소모되지 않을 의미를 가진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감독 이정재의 역량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더 큰 가능성이 열린 감독이라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화끈한 액션과 스릴러의 스릴을 갖추면서도 시대의 비판정신과 메시지를 놓치지 않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한번 극장에서 관람하실 것을 추천하면서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비상선언 - 리뷰 & 해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