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윤가은)- 리뷰

The House of Us , 2019

by 멜리에스컬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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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집은 우리들이라는 아동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로 성공을 거두었던 윤가은 감독의 차기작입니다. 김나연, 김시아, 주예림 배우는 좋은 연기를 보여주네요. 이들의 미소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미소 짓게 되네요. 아이들을 내세운 따뜻한 힐링물을 기대하셨더라면 이 영화는 정답이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이들의 아픔과 상처를 주시하는 영화입니다. 아이들의 밝고 명랑한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가도 어느 순간 아이들이 겪을 아픔을 생각하면 쉽게 웃음지어 넘어갈 수 없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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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책임감이 있어 집안일을 도맡아하고 항상 착한 아이인 하나가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당차고 밝은 아이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숨겨진 내면에는 가족로부터 받아들여지지 못한다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매일 싸우는 부모님, 무심하고 까칠하기만한 오빠를 하나의 가족으로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이죠. 우연히 만나게 된 유미와 유진에게도 언니로서 지켜주고 요리를 해주는 등의 책임감을 보여줍니다. 사람들 말로 애어른이라는 말이있죠. 가정의 환경 덕분에 일찍 철들어버린 아이를 일컬는 말인데, 하나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를 보면서 제 어린시절을 떠올렸던 것 같아요. 말이 없고, 부모님말에 순종했으며, 항상 선행상, 효행상 같은 걸 탔었거든요. 개인적으로 이 시간이 조금 후회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아이처럼 응석도 부려보고 마음대로 말썽도 부려볼걸 하는 생각도 들거든요. 너무 부모님의 말을 잘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자유롭지 못한 어른시절을 보낸 것 같습니다. 하나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좀 쓰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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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모님이 일을 하러 가시는 바람에 삼촌과 함께 생활하는 유미와 유진의 삶도 마음 껏 행복한 어린시절을 보내는 것 같지 않아요. 부모님께 응석도 부리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내야하는데, 부모님이 없다보니 스스로 음식을 챙겨 먹어야하는 것 같습니다. 유년시절에 너무 돌봄을 받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어느 순간부터 하나와 자매는 매우 친한 사이가 됩니다. 서로가 겪고 있는 아픔이 어쩌면 서로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게 아닌가 싶어요.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하나와 자매에게 시련과 위기가 닥칩니다. 결국 이별의 시간이 찾아오고야 만 것이죠. 행복한 마지막 밤을 보내고 결국 이들은 헤어지고 맙니다. "헤어져도 언니가 되어줄꺼지"라는 유미의 말이 마음을 아프게 만들더군요. 자매와 헤어진 하나에게도 시련이 닥칩니다. 하나는 과연 자신의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요?


4.

영화 속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돌봄이 너무 부족해 서로가 서로를 돌보는 지경에 까지 일게 됩니다. 이 아이들의 소원을 행복하게 함께 살아가고 싶다는 것 뿐인데, 현실 속에선 불가능하고, 아이로서 너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인 것이라는 점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누구나 돌봄받을 권리와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그 어느것 조차 이뤄지지 않는 모습에 화가 났습니다. 윤가은 감독은 아이는 그저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일 뿐이라는 허식을 떨궈내고 한명의 인격체로서 아이들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냈습니다.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디렉팅한 능력도 좋았지만, 그 내밀하고 섬세한 감정과 세계를 훌륭하게 묘사해 냈다고 생각합니다.


두편 연속으로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으니 윤가은 감독의 다음 이야기는 이제 성인들의 이야기를 하게 될까요? 다음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하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https://youtu.be/0TlUaPIKhtE?si=WTjWPuJkfxLvVdz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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