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군대 가라는 말
이 책은 여성 군인에 관한 다양한 관점의 세세한 글들을 실었습니다. 먼저 여자도 군대가야 된다는 담론의 역사에서부터 시작해서 여성 군인이 처음 우리 역사에 등장한 시기 때부터 지금까지 여성 군인의 역사까지 등장합니다. 그야말로 이런 담론에 대한 물음을 해결하기에는 정말로 좋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용어도 없이 분량도 200페이지 가량으로 적당해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군대는 왜 남자만 가야 하는가. 남자만 의무를 지는 것은 불평등한 일이다라는 담론은 20년전 제가 군대를 갔을 때도 이미 있어온 담론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에도 그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하네요. 먼저 고도 경쟁사회를 살다보니 남성 쪽에서 여성의 의무 복무도 해야 공정하지 않겠냐는 말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성과 사회에서 불평들을 감수하던 여성들도, 동등해지고 싶었던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해왔던 것으로 소개 되고 있습니다. 먼저 이 담론이 불필요하고 비생산적이 아니라는 것에는 동의를 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모두의 수요와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의 군이 과연 여성이 제대로된 군 생활을 할 여건이 주어져 있느냐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이 책 속에는 군대라는 초남초 직군에서 여성으로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여성 군인들의 역사들이 등장하는데요. 그야 말로 투쟁의 역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군대내에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성장해 나가려는 모습이었죠. 분명 이들의 노력을 성과로 돌아왔고, 여성의 저변을 넓히는데 유효했다고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군대가 여성이 평등하게 경쟁하고 성장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여군을 보는 시선이나 집단적인 차별과 배제의 역사가 있는 것도 사실이구요. 최소 갖추어야할 편의시설까지 부족한 상황이다보니 상당히 열악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얼마전 성폭행으로 안타까운 선택을 한 이예람 중사의 부대에서 한 명의 여군이 성폭행으로 자살을 하는 반복되는 상횡이 계속되었습니다. 두번의 사건으로도 상황이 바뀌지 않은 것이 화가나는데, 또 성폭행 사건이 일어나 수사중이라고 하니 이 군 부대의 병폐가 얼마나 이어지고 있는지 참담할 따름입니다.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군대내의 병폐가 사라지지 않는 한 여성 의무 징병제는 너무 먼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 군은 수직적이지 않은 평등한 군대 문화를 이룩하고 좀 더 유연하고 군인들의 인권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변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여군들의 노력으로 조금 더 변해 나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군이 변화하는 대 여군들이 도움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그럼으로서 더 많은 여군들이 군에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획득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여군 의무 복무를 추진해야 된다는 생각에 저는 반대입니다. 남군 조차도 모병제를 준비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담론이 오가고 있는 현대의 군 현실에 적합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