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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멜리에스필름 Oct 13. 2022

유레카 - 리뷰 & 해석

 아오아먀 신지의 유레카를 드디어 극장에서 봤습니다. 꼭 보고 극장에서 싶은 영화였는데 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습니다. 


 유레카는 버스 납치 살해 사건의 생존자인 버스 기사와  남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납치 살해범은 이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에 즉사합니다. 영화는 비극적인 납치 사건이 일어나고 난 후 2년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가슴 속에 상처를 간직한 버스기사는 아내를 떠나 2년 동안 잠적을 했다가 돌아옵니다. 하지만 때마침 마을에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버스 납치 사건을 비롯한 살인 사건의 범인이 버스기사가 아닌가라는 의심을 삽니다. 안타까운 것은 가장 가까운 가족인 형의 의심으로 같이 살 수 없게 되자 집을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남매가 마을에 외딴 집에서 보호자 없이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됩니다. 


 영화는 비극적 사건을 겪고 나서 느끼는 피해자들의 트라우마와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을 받으며 아픔을 겪는 마음을 그리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죽이고자하는 살의를 느끼는 소년의 마음을 통해서 어릴적 겪은 트라우마와 폭력적 경험이 사람의 마음을 얼마나 산산조각 내버릴 수 있는지를 드려다 보고 있기도 합니다. 


 버스 기사 이자 아이들의 보호자 역을 맡은 야쿠쇼 코지는 정말로 좋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무표정하고 감정이 절제된 모습을 잘 표현해낸 두 소년 소녀 배우들의 연기도 좋습니다. 소녀역은 현재 스타 배우가 된 미야자키 아오이가 맡았습니다. 흑백도 컬러도 아닌 갈색빛을 띠는 영화는 독특한 감정을 담아내게 됩니다. 버스기사는 상처 받은 아이들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다독여주고, 안아주기보다는 곁에서 바라봐주고 함께 해주는 마음으로 다가갑니다. 그리고 결국 아이들의 닫힌 마음을 열게 되죠.

 버스기사는 2년전 떠난 아내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말합니다. 오로지 남을 위해서만 살 수 있을까라고 말입니다. 2년전 그는 비극적 사건을 겪고 난 후 자신의 고통에 집착한 끝에 사랑하는 아내를 버리고 잠적해야 했습니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타인인 아이들을 위해서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그리고 그는 아이들을 돕는 일을 보고 대단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에게 아이들이 오히려 자신을 돌본다는 말을 합니다. 깊은 상처와 고통 속에서 자신의 고통에 집중하는 것보다. 타인의 고통을 지키고 어루만지고 교감하는 일이 어쩌면 치유를 위한 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레카는 묵묵하고 조용하게 아픔을 지키고 직시하기까지의 시간을 바라보는 영화였습니다. 마음 속에서 일어나는 느린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영화의 방식이 자극적이고 감정을 짜내는 이야기에 지친 사람들에게 더 큰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는 것 같습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회가 많지 않아 너무 아쉬운 마음이네요.


https://youtu.be/jO6f9-tlhfc?si=dtPWWTBZS395XVC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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